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솔로포+만루포 꽝! 최고의 날, 33살에 커리어하이...김호령 뒤늦은 후회 "신인때 김기태 감독님 조언 흘려들었다"

OSEN

2025.07.05 08:4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생애 첫 만루홈런과 솔로포까지 멀티홈런을 날린 김호령./OSEN DB

생애 첫 만루홈런과 솔로포까지 멀티홈런을 날린 김호령./OSEN DB


[OSEN=광주, 이선호 기자] "그때 말씀을 흘려들었다".

KIA 타이거즈가 파죽지세로 단독 2위까지 올랐다. 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경기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13-0으로 대파했다. 3연승을 거두며 롯데와 LG를 공동 3위로 끌어내리고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선발 김도현이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호투로 승리를 이끌었다.  

타선에서 승리의 주역은 김호령이었다. 2회말 2-0으로 앞선 첫 타석에서 박세웅의 3구 직구를 공략해 중월홈런을 날렸다. 시즌 1호포였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좌전안타로 출루해 득점까지 올렸다.  6-0으로 앞선 세 번째 타석 무사 만루에서 정현수의 슬라이더를 통타해 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생애 첫 만루홈런이자 첫 멀티포였다. 

김호령./OSEN DB

김호령./OSEN DB


올해 1군 전력에서 제외되어 개막을 2군에서 맞이했다. 33살 베테랑에게는 힘겨운 시간이었다. 4월 말 나성범의 종아리 부상이탈로 콜업을 받았으나 8일 만에 1군으로 내려갔다. 보여준 것이 없었다. 다시 대주자와 대수비 요원으로 9일 만에 콜업을 받았다. 이제는 박정우까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져 출전기회가 확 늘어났다. 명불허전의 수비력에 감탄한 이범호 감독은 집중 타격과외로 타격본능을 이끌어냈다. 

5월까지는 2할대 초반이었지만 6월 월간 2할7푼1리를 기록하며 상승세에 탔다. 홈런은 없었지만 2루타가 많았다. 7월에도 상승세는 이어졌고 이날 최고의 타격을 펼쳤다. 시즌 타율도 2할7푼6리까지 끌어올렸다. 21타점 19득점 4도루에 장타율과 출루율도 높아지더니 OPS .792까지 끌어올렸다. 커리어하이 모드이다.  

경기후 "올해 처음 홈런쳤는데 또 만루홈런까지 처음으로 쳐서 기분이 좋다. 그저께부터 타이밍이 좀 늦었다. 훈련때 빠른 직구 타이밍을 빨리 잡았던 것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 (만루홈런)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슬라이더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쪽으로 와서 나갔다. 쳤을때 넘어갈 줄을 생각 못했다"며 웃었다.  

김호령./OSEN DB

김호령./OSEN DB


분명히 이범호 감독의 집중과외가 타격본능을 깨웠다. "오픈 스탠스에서 크로스로 바뀌었다. 타이밍 훈련을 많이 했던 것이 좋아졌다. 감독님께서 먼 공 보다는 가까운 공을 잘 치니 크로스로 하자고 하셨다. 그것을 계속 훈련했고 경기에 적용하면서 괜찮아졌다"고 설명했다. 

2015 신인 10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한 김호령을 눈여겨 본 이는 김기태 감독이었다. "세계최고의 중견수"라는 극찬을 하면서도 항상 타격에는 아쉬움을 가졌다. 여러가지 조언도 아끼지 않았지만 김호령은 자신만의 타격을 고집했다. 타격폼도 여러번 바꾸었다. 김기태 감독과 "내 뜻대로 하다 안되면 감독님 뜻대로 하겠다"는 각서까지 쓰기도 했다.

이런식으로 자신만의 타격을 정립하지 못하며 방황했고 비로소 11년차에 눈을 떴다. 김호령은 "신인 때 (김기태) 감독님과 (박흥식) 타격코치님이 지금처럼 말씀해주셨는데 많이 흘려들었다. 지금까지 계속 폼을 왔다갔다 많이 했다. 이제는 감독님과 코치님 말씀에 귀 기울여서 많이 좋아진 것 같다. 내 커리어하이가 2할6푼7리이다. 2할8푼만 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김기태 전 감독이 2015시즌 김호령과 최원준에게 타격을 지도하고 있는 모습./OSEN DB

김기태 전 감독이 2015시즌 김호령과 최원준에게 타격을 지도하고 있는 모습./OSEN DB


신인시절 지금처럼 감독과 코치의 조언을 충실히 따랐다면 김호령의 야구인생이 어떻게 펼쳐졌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33살의 뒤늦은 후회였지만 단독 2위를 이끈 간판타자로 발돋음했으니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타격 잠재력 폭발의 기세를 몰아 앞으로의 야구인생을 힘차게 만들어간다면 이 또한 멋진 일인 듯 하다.      /[email protected]   


이선호([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