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의 국제정원박람회가 치러진 순천만국가정원이 지난해 전국에서 다섯번째로 많은 관람객을 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순천만정원·습지 입장객은 430만4733명으로 집계됐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입장객을 기록한 경복궁(644만3600명)과 킨텍스(585만42명), 에버랜드(559만7998명), 롯데월드(525만6920명) 등에 이어 5번째다.
순천만정원에 이어 국립중앙박물관에는 1년간 386만5945명이 입장했고, 덕수궁(340만2284명), 대구 이월드(314만6076명), 과천 경마공원(252만2289명), 강원랜드 카지노(237만3346명) 등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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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롯데월드 이어 전국 5번째
순천시는 순천만정원에 지방 도시 최다 관광객이 찾은 것은 국제정원박람회 효과가 큰 것으로 본다. 순천만정원은 제2회 국제정원박람회를 치른 2023년에는 778만여명이 입장해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박람회를 전후로는 정원 조성 및 산업화 비법 등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전국 810여개 기관·단체가 다녀갔다.
당시 국제정원박람회는 순천만정원에 한정됐던 박람회장을 도심권까지 확대한 게 호평을 받았다. 순천만정원 앞 홍수용 저류지(貯留池)에 만든 ‘오천 그린광장’과 4차선 아스팔트 도로 위에 잔디를 깐 ‘그린 아일랜드’ 등은 정원의 트렌드를 바꾼 콘텐트로 꼽히기도 했다.
순천만정원은 5㎞ 거리의 순천만습지를 보존하기 위해 만든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 정원이다. 순천만 보호를 위해 도심 외곽 부지 111만2000㎡를 꽃과 나무로 차단한 게 ‘제1호 국가정원’이 됐다. 순천만은 22.4㎢의 갯벌과 5.6㎢의 갈대 군락지에서 조류 252종과 동식물 1600여종이 살아가는 세계 5대 연안습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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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도 놀러온다…‘즐기는 정원’ 진화
순천만정원은 두 차례 국제정원박람회를 치른 후 또 한 번 변신을 시도 중이다. ‘우주인도 놀러오는 순천’을 테마로 한 순천만정원에는 지난해 4월 재개장 후 8개월간 4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순천시는 기존 ‘아날로그 정원’에 디지털을 입히는 ‘K-디즈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순천만정원 안팎에 AI(인공지능)와 체험형 디지털 콘텐트 등을 도입해 ‘즐기는 정원’을 만드는 게 목표다. 기존 순천만정원의 랜드마크인 ‘꿈의 다리’를 우주인의 착륙을 구현한 ‘스페이스 브릿지’로 꾸미고, AI 캐릭터 체험 공간인 ‘두다 하우스’ 등을 조성한 게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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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디즈니, ‘아날로그 정원’에 디지털 입힌다
‘K-디즈니’는 순천만정원을 기반으로 순천시가 월트디즈니 본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프로젝트다. 해외 기업 유치를 비롯해 순천만정원 내 국제습지센터를 창의적 기업공간으로 전환하고, 원도심 일원에는 타운형 제작공간을 구축한다. 순천시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전국 유일의 ‘문화콘텐트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바 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순천만정원은 어떤 자원과 시책을 연계해도 성공 가능성이 큰 황금알과 같은 콘텐트”라며 “순천시가 추진 중인 문화콘텐트 산업을 촘촘하게 연결해 100년의 먹거리 곳간을 채워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