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10년 만에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우승을 향해 나아하고 있다. 그 중심에 지난해 KBO리그 KIA 타이거즈에서 짧게 던진 좌완 투수 에릭 라우어(30)가 있다. 토론토의 구세주로 거듭나며 1위 질주를 이끌고 있다.
토론토는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10회 끝내기로 4-3 승리를 거뒀다. 무사 1,2루에서 어니 클레멘스가 번트를 댔는데 투수 샘 바크만의 1루 악송구가 나오면서 2루 주자 마일르 스트로가 그대로 홈에 들어와 끝내기 득점을 올렸다.
이날 승리로 최근 6연승 포함 10경기 8승2패를 질주한 토론토는 50승38패(승률 .568)를 마크, 나란히 패한 공동 2위 뉴욕 양키스, 탬파베이 레이스(48승40패 승률 .545)와 격차를 2경기로 벌리며 AL 동부지구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토론토의 마지막 지구 우승은 2015년으로 벌써 10년 전이다. 이후 리빌딩 기간을 거쳐 FA 집중 투자를 통해 2020~2023년 4년간 3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전부 와일드카드로 그마저 모두 2전 전패로 끝났다. 이 기간 류현진이 토론토와 FA 계약하고 핵심 선발로 활약했지만 우승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 지구 5위 꼴찌로 추락한 토론토는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이 없는데도 올해 1위로 깜짝 반등에 성공했다. 팀 평균자책점 22위(4.24)로 마운드가 약하지만 팀 타율 4위(.258), OPS 11위(.732)로 타선의 힘이 돋보인다. ‘팬그래프’가 측정한 종합 수비 지표 Def는 32.4로 압도적 1위로 수비가 탄탄하다. 득실점 마진이 +10으로 높지 않지만 효율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1점차 승리가 14번.
[사진] 토론토 선수들이 5일 LA 에인절스전을 10회 끝내기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론토의 1위 질주에 빼놓을 수 없는 선수는 투수 라우어다. 지난해 8월 KIA에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온 뒤 한국시리즈까지 3개월을 함께한 뒤 재계약 실패로 한국을 떠난 라우어는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 후 5월부터 빅리그 콜업을 받아 마운드에 숨통을 틔웠다.
롱릴리프로 시작해 대체 선발로 기회를 받은 라우어는 지난달 중순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갔다. 13경기(7선발·51이닝) 4승1패 평균자책점 2.65 탈삼진 51개로 기대 이상 성적을 내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선 2승 평균자책점 3.24. 25이닝 동안 삼진 27개를 잡았다.
5일 에인절스전도 6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불펜이 7회 3실점하는 바람에 선발승이 날아갔지만 투구수 94개로 최고 시속 94.3마일(151.8km), 평균 92.2마일(148.4km) 포심 패스트볼(49개) 중심으로 커터(16개), 슬라이더(15개), 커브(9개), 체인지업(5개)을 던졌다.
‘MLB.com’도 이날 토론토의 승리 소식을 전하며 ‘라우어가 승리를 위한 무대를 마련했다. 올 시즌 최고 투구 중 하나로 토론토 선발진을 구해낸, 꿈같은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고 조명했다.
[사진] 토론토 에릭 라우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어 ‘이 모든 것은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였다. 라우어는 2021~2022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하며 성공을 맛본 경험이 있다. 그 이후 성적이 급격히 하락했고, 트리플A에서도 부진하다 2024년 한국으로 갔다. 처음에는 한국행에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나중에 그는 이를 놀라운 경험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토론토 베테랑 선발투수 크리스 배싯은 “라우어는 너무너무 잘하고 있다. 타자들의 타이밍을 무너뜨리기 위해 다양한 구종을 다양한 위치에 던지며 스트라이크도 많이 던진다. 우리 팀에 안정감을 주는 존재다. 최근 몇 주 동안 우리 팀 선발 중 최고였다. 그가 해낸 일들과 얼마나 좋은 투수인지에 대해 아무리 칭찬해도 모자랄 정도”라고 치켜세웠다.
라우어는 “정말 재미있다. 이기는 건 언제나 즐겁다. 우리는 어떤 경기든 절대 포기한 적이 없다. 항상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고, 잘 어우러지고 있다. 정말 재미있다”며 즐거워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