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독일)과의 국제축구연맹 클럽월드컵 8강전. 프랑스 파리생제르맹 우스만 뎀벨레(프랑스)가 후반 추가시간에 2-0 승부를 결정 짓는 쐐기골을 터트린 뒤 그라운드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콘솔 게임을 하는 듯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생전에 비디오게임을 즐겨하던 리버풀(잉글랜드) 공격수 디오고 조타(포르투갈)가 2023년 토트넘을 상대로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린 뒤 펼쳤던 세리머니를 따라한 거다.
국내프로축구 K리그2 경남FC의 브루노 코스타(포르투갈)도 전날 안산 그리너스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뎀벨레처럼 콘솔 게임 세리머니를 따라했다. 뎀벨레는 “축구계 뿐만 아니라 모두가 힘든 시기다. 조타의 가족 모두에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28세 나이에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조타를 향한 전세계적 추모 세리머니가 이어졌다. 포르투갈 국가대표이자 리버풀 공격수 조타는 지난 3일 스페인에서 동생 안드레 시우바와 함께 람보르기니를 타고 추월하는 과정에서 타이어가 터졌고, 화재가 발생해 숨졌다. 폐수술 후 항공기 이동을 피하라는 의사의 권고로 육로 이동 중에 사고가 발생한 데다, 오랜 연인과 결혼한 지 2주도 채 되지 않았고 슬하에 세 자녀를 둔 사연이 안타까움을 더했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프랑스)도 추모에 동참했다. 같은날 도르트문트와 클럽월드컵 8강전 2-1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시저스킥으로 원더골을 터트린 뒤 카메라를 향해 달려가 두 손으로 숫자 ‘20’을 만든 뒤 기도를 했다. 20은 조타가 리버풀에서 달았던 등번호다.
5일 조타의 고향 포르투갈 곤도마르에서 장례식이 열렸고, 버질 판데이크와 앤디 로버트슨 등 리버풀 선수단이 참석했다. 미국에서 클럽월드컵을 마친 뒤 날아온 후벵 네베스와 주앙 칸셀루(이상 알힐랄)를 비롯해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후벵 디아스(맨체스터시티) 등 다수의 포르투갈 국가대표 선수들도 조문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는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 팬들은 소셜미디어와 댓글을 통해 “포르투갈 국가대표 주장이 ‘노 쇼’를 하느냐”며 비판했다.
포르투갈 매체가 호날두가 장례식에 불참한 이유를 공개했다. 헤코르드는 “호날두가 불참한 이유는 2005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 겪은 감정적 트라우마 때문”이라며 “포르투갈-러시아전이 열린 모스크바에서 대표팀 감독을 통해 부고를 전해 들은 호날두는 그 때부터 슬픔을 극복하는 방식으로 더욱 신중하게 추모하는 걸 우선시하게 됐다”이라고 전했다.
이어 “호날두는 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공개적으로 애도를 표했고,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유족에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에 조타와 유럽 네이션스리그 우승을 합작했던 호날두는 지난 3일 자신의 SNS에 “말도 안된다. 우리는 얼마 전에도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는데”라며 “가족과 아내, 아이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세상의 모든 힘이 그들에게 전해지길 기원한다”고 썼다.
영국 미러는 “호날두는 자신이 작은 도시 곤도마르에 나타나는 게 장례식의 초점을 흐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호날두는 가족들과 조용히 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타의 장례식 후 묘지가 추모객들에게 개방됐는데, 일부 ‘무개념’ 팬들이 무례하게 셀카를 찍자 당국에서 묘지를 급히 폐쇄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편 리버풀은 조타의 등번호 20번을 영구결번했고, 잔여 계약기간 2년에 대한 연봉도 유족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약 24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