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가자지구 60일 휴전안’을 놓고 휴전협상에 재시동을 건다.
양측이 6일(현지시간) 카타르 수도 도하에 각각 휴전협상 대표단을 내보내면서다. 지난 3월 하마스와 휴전연장 논의가 교착되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지상전을 개시한 지 100여일 만에 휴전 논의가 재개되는 것이다. 이로써 21개월간 지속돼온 가자전쟁이 다시 한번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은 60일간의 휴전을 확정짓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에 동의했다”며 하마스에도 휴전안 수용을 촉구했다. CNN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휴전안은 60일간 교전을 멈추고, 양측이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교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일부 철수하고, 유엔 중심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그러나 양측은 막판까지 미국의 중재안을 놓고 옥신각신하는 모습이다. 하마스는 지난 4일 “중재국에 긍정적인 응답을 전달했고, 즉각 협상에 들어갈 준비가 되어 있다”며 협상 개시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날 이스라엘 측에 추가적인 요구안을 전달했다. 이에 이스라엘 총리실은 6일 카타르에 협상 대표단을 파견할 것이라면서도, 하마스 측 수정안에 대해선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타임즈오브이스라엘 보도에 따르면 하마스는 ▶영구 휴전이 체결될 때까지 협상 지속을 명시하고 ▶유엔 등을 통한 구호물품 반입을 전면 재개하며 ▶이스라엘군(IDF)을 올해 3월 휴전협상 결렬 이전 위치로 철수시킨다는 세가지 조건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을 수용할 수 없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합의에 근접해지만 번번이 최종 타결이 무산됐다. 하마스는 영구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를 원하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무장을 해제하고 해체돼야 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CNN은 이스라엘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등 중재국들은 이번 휴전안에서 가자전쟁 종식을 위해 더 강력한 보장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이는 하마스가 가장 우려하는 사안 중 하나를 다룬 것”이라고 전했다. CNN은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60일 이후에도 휴전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직접적으로 보장한다는 내용이 미 측의 중재안에 포함된 것으로 해석했다.
한편 7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상회담에도 관심이 쏠린다. 가디언은 이날 “미국이 제안한 휴전안 초안에는 트럼프가 직접 휴전을 발표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방미에 맞춰 휴전이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한 기자들에게 “다음주까지 가자지구 휴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