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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기, 대단한 진보 같죠?” 김건희 특검 뜻밖의 제보 [특검 150일 ③]

중앙일보

2025.07.06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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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더중플- 3개의 칼, 특검 150일
올 것이 왔습니다. 비상계엄 이후 7개월여 만에,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두 달여 만에 3대 특별검사팀이 일제히 돛을 올리고 출항을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김건희 여사까지 특검의 칼끝을 정면으로 받아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또한 해소되지 않은 의문, 즉 국무위원들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계엄 사전 인지 또는 공모 여부, 김 여사를 둘러싸고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각종 비리 의혹의 실체, 젊은 해병 죽음 이후 벌어진 권력의 이해하지 못할 행태들이 낱낱이 밝혀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더중앙플러스는 올 하반기 최대 이슈인 특별검사팀의 일거수일투족을 더중앙플러스만의 시각과 형식으로 전해 드립니다. 기존 매체들이 다루지 않는 사안의 앞과 뒤, 그리고 속내를 짚어보면서 ‘부르는 자’와 ‘불려오는 자’들의 면면을 생생하고도 심층적으로 보도할 예정입니다.

민중기와 윤석열·김건희


세상은 한순간에 바뀌었다. ‘콘크리트 지지율 40%’로 불리며 영원히 견고할 것 같던 보수 정파에 대한 우세 여론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무너졌다. 그동안 숨죽이며 살던 이들이 하나 둘 비리의 폭로자로 나섰다.

사법부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법연구회 활동 이력을 가진 진보 성향 법관들이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는 ‘판사 블랙리스트’ 사건이 터졌다. 2017년 3월 대법원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 그리고 약 한 달 뒤 나온 결론.
" 판사 블랙리스트라는 건 실체가 없다. "
이른바 ‘법관 사찰’을 했다는 법원행정처 심의관(판사 직렬)의 PC를 열어보지 않았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법원 내부와 여론의 반발에 부딪혔다. 부실 조사라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었다.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이 일던 2018년 1월 김명수 당시 대법원장이 출근길 기자 질문에 응하는 모습. 뉴스1
윤석열 눈엣가시 법원행정처, 수사 대상에
김명수 신임 대법원장은 그해 11월 추가 조사를 결정했다. 이를 책임질 추가조사위원회의 위원장은 민중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였다. 두 사람은 모두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했다.

민중기 체제의 추가조사위는 문제의 PC를 열었다. 담당 심의관의 동의가 필요한지에 대한 의견이 갈렸지만, “심의관의 개인적 문서와 e메일은 열람 대상에서 제외되고, 조사가 필요한 특정 시기에 만들어진 문서로만 그 대상을 한정한다”는 명분을 달고 PC를 개봉했다.

그때 대법원 청사 바로 건너편에서 이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던 이가 있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

서울중앙지검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직권남용 혐의 등에 대한 고발 사건을 접수한 상태였다. 증거 수집이 필요한 상황에서 사법부가 스스로 문제의 PC를 열어본다는 소식은 호재였다.
2017년 국정감사에 출석한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왼쪽 조은석 내란 특검은 당시 서울고검장이었다. 중앙포토

각종 영장이 기각될 때마다, 또는 심혈을 기울여 기소한 사건이 무죄가 나올 때마다 특수부 검사들은 법원행정처의 역할을 의심한다. 행정처가 법관에 대한 인사 영향력을 악용해 개별 재판에 개입한다는 의심은 검사들 사이에 지금도 퍼져있다.

언젠가 한 번 혼내주고 싶었던 그들이 지금 스스로 증거를 공개하는 중이었다. 수사의 명분은 그렇게 쌓여갔다. 훗날 양 전 대법원장을 구속하는 ‘수확’의 뿌리를 민중기 당시 추가조사위원장이 제공한 셈이다. 수사 실무는 한동훈 중앙지검 3차장이 이끌었다. ‘양승태 대법원’은 민중기가 제공한 자료의 토대 위에 서서 마음껏 큰 칼을 휘두른 윤석열·한동훈에 의해 초토화됐다.

그 민중기가 더불어민주당 추천으로 김건희 특별검사팀을 이끌게 됐다. '당연직 진보' 이미지가 박힌 그에게 정부·여당은 그에게 기대를 건다. 하지만 그와 판사 생활을 함께했던 한 원로 법관 A의 시각은 다르다.

" 민중기를 대단한 진보주의자로 생각하나 보죠? 저희 연배(사법연수원 15기 이전) 사이에선 민중기가 우리법(연구회)이었다는 거 이번에 안 사람도 많아요. "
민중기 특별검사. 뉴스1
사건의 끝, 그리고 민 특검 본인은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 밝혀지는 게 많아질수록 성공한 특검이 될까요. 아니면 그저 윤석열 부부에 대한 대중들의 놀림감을 만들어주는 용도로 쓰이게 되는 걸까요. 클린턴-르윈스키 사건을 맡았던 특검이 미국 사회에서 존경받는 인물로 남아 있는지 아닌지를 보면 어느 정도 예측이 될 거 같네요. "

정작 민 특검 본인은 말을 아낀다. 2일 열린 현판식에서도 그는 “모든 수사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이 없는 사무실로 돌아온 그는 김건희 여사에 대해 출국금지 했다. 3일엔 김 여사와의 연결 의혹이 제기돼온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삼부토건을 압수수색했다. 그렇게 출발 버튼이 눌렸다. 그에게 주어진 최대 시간은 150일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민중기, 대단한 진보 같죠?” 김건희 특검 뜻밖의 제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9360


〈3개의 칼, 특검 150일〉
尹이 박박 기던 무명검사 때, 조은석은 펄펄 날던 스타였다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8171

“尹-김건희 우리가 이어줬다”…삼부토건 두 회장 미스터리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8850

더중앙플러스에 이런 이야기도 있어요
“야! 휴게소다”“또 들르게요?” 윤석열·한동훈 10시간 부산행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8516

“변호나 똑바로 해 이 XX야”…법정서 터졌다, 尹 폭언·막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1035

“폭탄주가 약! 혈뇨 싹 낫더라” 이성윤 기겁하게 한 연수생 尹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9391

“내가 있어 지금의 尹 있다고…김건희, 술자리 때마다 말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6699

총선 출구조사에 격노한 尹 “그럴 리 없어! 당장 방송 막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6454

尹, 자승 죽음 보고받자마자 “좌파나 간첩이 죽인 것이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9874

최선욱.전민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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