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희수 기자] 박혜준(22, 두산건설 We've)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73번째 출전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 사냥에 성공했다.
박혜준은 6일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6684야드)에서 막을 내린 ‘제15회 롯데 오픈’(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2억 1600만 원)에서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68-67-66-70)의 성적으로 꿈을 이뤘다.
2022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박혜준은 데뷔 이듬해 시드를 잃었다가 2024년에 다시 정규 투어에 복귀해 꾸준히 우승 관문을 두드렸다.
2025시즌 열다섯 번째 대회인 ‘제15회 롯데 오픈’은 2020년까지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롯데칠성음료 주최)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그러다 2021년부터 롯데가 후원하는 ‘롯데 오픈’으로 탈바꿈해 KLPGA투어를 대표하는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박혜준은 이번 대회 1라운드부터 꾸준히 성적을 내기 시작해 3라운드에서 가장 좋은 스코어를 써냈다. 까다로운 베어즈베스트 청라의 '미국-오스트랄아시아' 코스를 66타로 공략, 단독 선두로 마지막날 챔피언조에 편성됐다.
생애 첫 우승 도전자의 챔피언조 부담감은 누구라도 감당하기 쉽지 않다. 박혜준은 최종 라운드를 앞둔 인터뷰에서 "특별한 전략 없이 샷을 믿고 기다리는 플레이를 하겠다. 급하게 가지 않고 차분하게 기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전반전은 박혜준의 전략처럼 풀렸다. 4, 5번 홀 연속 버디로 두 타를 줄이며 2위와 5타차까지 간극을 벌렸다. 표정도 평화로웠다. 평정심이 잘 유지되고 있었다.
그러나 한 홀 한 홀 결정의 순간과 가까워지는 부담감을 정신력만으로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6번 홀부터 15번 홀까지 파 행진을 거듭해 나갔다. 불안감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파4 16번홀에서는 급기야 보기까지 범했다. 전반전까지는 그나마 선두를 위협할 주자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전은 달랐다. 2024년 한국여자오픈, OK저축은행읏맨오픈, 2025년 더헤븐마스터즈 우승자인 노승희가 전반전의 부진(보기만 3개)을 딛고 일어서기 시작했다. 10, 14, 15번홀 버디로 4라운드를 시작할 때의 스코어인 14언더파를 만들어 놓았다. 16번홀에서 보기를 범한 박혜준이 16언더파로 내려왔다.
더구나 마지막 18번홀은 파5이기는 하지만 전장이 410m에 불과해 이글이 쉽게 나오는 홀이다. 연장 내지는 여차하면 역전도 예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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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그림이 그려질 뻔했다. 노승희가 7.5m짜리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순식간에 박혜준과 16언더파 공동선두가 됐다. 그러나 그 때 이미 박혜준도 36㎝ 버디 퍼트를 남겨둔 상황이었고, 마지막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며 1타차 생애 첫 우승에 골인했다.
박혜준은 "긴장하지 않으려고 캐디와 실없는 농담까지 주고받으며 긴장을 풀었다. 하지만 후반에 샷이 흔들려 경기가 쉽지 않았다. 18번홀 버디 퍼트를 남겨 놓았을 때는 나를 믿고 담담하게 기다렸다. 기다리던 첫 승을 했으니 올해 2승을 올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