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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조타 장례 불참에 쏟아진 비판"…여동생 분노, "유가족보단 불참만 신경 쓰는 정신 나간 세상"

OSEN

2025.07.06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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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가족의 슬픔보단 우리 오빠가 안 온 것이 중요한가 보지?".

리버풀의 간판 공격수 디오고 조타(29)가 동생 안드레 실바와 함께 스페인 자모라 인근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두 형제가 탄 스포츠카는 다른 차량을 추월하던 중 타이어가 터지면서 도로를 이탈, 차량이 전소될 정도의 참혹한 사고로 이어졌다

조타는 불과 10일 전, 오랜 연인 루테 카르도소와 결혼식을 올린 뒤 행복한 앞날을 꿈꿨다. 10년 넘게 사실혼 관계였던 카르도소와의 사이에는 세 아이가 있었다. 조타는 이날 동생과 함께 오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다 변을 당했다. 더욱이 최근 폐 수술로 비행기 이동이 불가능해 직접 차량을 운전하다 사고를 맞았다.

5일 포르투갈 북부 곤도마르의 성당 ‘이그레자 마트리즈 드 곤도마르’에서 조타와 실바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장례식장에는 조타 형제의 가족, 소속팀 리버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포르투갈 대표팀 동료, 정부 인사 등 축구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리버풀에서는 아르네 슬롯 감독, 버질 판 다이크, 다르윈 누네스, 라이언 흐라벤베르흐, 앤드류 로버트슨, 커티스 존스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포르투갈 대표팀에서는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 브루누 페르난데스, 후벵 네베스, 베르나르두 실바, 넬송 세메두, 주앙 펠릭스 등 네이션스리그 우승 멤버들이 모두 참석했다. 

장례식은 관계자 외에는 출입이 금지됐지만, 수백 명의 팬들이 교회 주변을 가득 메우며 조타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리버풀 주장 반 다이크는 조타의 등번호 20번이 새겨진 꽃다발을 들고 헌화했고, 구단은 조타의 20번을 첫 영구결번으로 지정하며 마지막 예우를 다했다.

불과 열흘 전 결혼식에서 함께 웃던 동료들이 장례식장에 모여 눈물을 흘렸다. 미망인 카르도소는 마지막까지 관을 잡고 오열했고, 두 아들을 잃은 어머니도 말을 잇지 못했다. 현지 언론은 “장례식이 시작되고 40여 분이 지나도록 누구 하나 말하는 사람이 없을 만큼 비통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조타의 장례식에 포르투갈 대표팀 주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포르투갈축구협회는 “호날두는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공식 확인했다. 호날두는 조타의 사망 직후 SNS를 통해 “믿을 수 없다. 얼마 전까지 함께 대표팀에서 뛰었고, 이제 막 결혼한 친구였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지만, 장례식장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팬들과 현지 언론의 비판이 이어졌다.

호날두의 장례식 불참은 주장으로서의 책임감과 동료애 모두를 저버린 처사라는 비판이 거셌다. 실바, 페르난데스, 네베스 등 대표팀 동료들이 각자의 일정을 조정해 장례식에 참석한 것과 대조적으로, 호날두는 휴가 중이라는 목격담까지 나오며 “설명할 수 없는 불참”, “어떤 변명도 실망감을 메우기 어렵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영국 ‘미러’ 등 현지 매체는 “호날두는 자신이 작은 도시 곤도마르에 나타날 경우 장례식의 초점이 흐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포르투갈 매체 ‘레코르드’는 “호날두는 사고 소식을 접한 직후부터 조타와 안드레 실바의 가족을 계속해서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호날두의 장례식 불참은 그의 과거 개인사와도 연결된다. 2005년 9월, 호날두는 러시아 모스크바 원정 경기 도중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전해들었다. 당시 언론의 과도한 관심과 충격으로 인해 이후에도 조용한 방식의 추모를 선호해왔다.

이번에도 대표팀 주장으로서 네이션스리그 우승을 함께 했던 동료를 잃은 큰 충격 속에, 호날두는 조용한 방식으로 추모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날두의 여동생 카티아 아베이루는 “두려움이 바로 타이틀이다. 뭔가를 하고 싶어서 미디어 서커스를 만들게 되고, 정말 중요한 것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침묵도 공감이다. 모든 부재가 무례한 것도, 모든 존재가 응원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20년 전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겪었던 고통과 언론의 무분별한 관심을 언급했다. “우리는 한 번도 예배당을 떠날 수 없었다. 장례식이 치러질 때쯤 너무나 소란스러웠기 때문이다. 당시 대통령과 루이스 스콜라리 대표팀 감독도 참석했지만, 그들을 본 기억이 없다”이라고 덧붙였다.

카티아는 “누군가 호날두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보내면 난 바로 차단하고 무시할 거다. 지친다. 아무것도 아닌 비난을 반복한다. 사회가 병들었다. 안타깝다”며, “두 형제를 잃은 가족의 아픔에 경의를 표하기보다는 호날두가 참석하지 않은 점을 강조하는 TV 채널, 해설자, 소셜 네트워크의 모습은 터무니없이 부끄럽다. 유감이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처럼 조타의 갑작스러운 비극과 그를 둘러싼 애도, 그리고 호날두의 조용한 추모 방식까지. 축구계는 또 한 번 깊은 슬픔과 논란 속에서 ‘존중’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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