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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60% 높지 않다" 李대통령이 바라보는 매직넘버는?

중앙일보

2025.07.06 02:46 2025.07.0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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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뉴스1
" 60%는 그렇게 높은 숫자는 아닌 것 같다 "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60% 중반에 육박한 자신의 지지율에 대해 이렇게 자평했다. 이 대통령은 “이 시기에 문재인 대통령은 80%였다고 한다. 좀 더 낮은 자세로 진지하게 국민들의 지지를 획득하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바라보는 지지율 ‘매직 넘버’는 어디쯤일까. 여권 고위 관계자는 “70%대를 진입해야 각종 정책이 더 탄력받을 수 있다는 게 내부의 전략적 판단”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목표치를 정해 놓은 것은 아니다”면서도 “지금의 숫자엔 안주할 수 없다”고 했다.

한국갤럽이 1~3일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CATI)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긍정 평가한 비율은 65%로 지난주(64%) 대비 1%포인트 증가했다. 한국 갤럽이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을 조사한 건 지난주가 처음인데, 2주 연속 60%대 흐름을 이어나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환담하는 모습을 5일 SNS에 공개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여권 내부에선 60%대 지지율을 뒷받침한 요소로 먼저 대통령실과 내각 인선을 꼽는다. 민주당 관계자는 “마찬가지로 인수위 없이 출범했던 문재인 정부에선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이 낙마하며 초기 내각 구성에 195일이 걸렸다”며 “당시엔 제 식구만 챙긴다는 비판이 셌는데, 이번엔 잡음이 적은 편”이라고 했다. 오광수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이 임명 닷새만인 지난달 13일 차명 재산 문제로 낙마한 것 외에는 ‘인선 리스크’가 컨트롤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 논란 속에 국민의힘의 집중 타깃이 됐던 김민석 국무총리도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돼 다음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3일 회견에서 이번 인선에 대해 “색깔에 맞는 사람만 선택해서 쓸 수도 있었다. 좀 더 편하고 속도도 나고, 갈등은 최소화됐을 것”이라며 “(하지만) 차이는 불편한 것이기도 하지만 시너지의 원천”이라고 평가했다. 여당 관계자는 “‘검찰 특수통’ 출신인 오광수 전 민정수석의 후임으로 재차 대검 차장 출신인 봉욱 민정수석을 임명한 것 등에 대한 설명이자 자신감으로 읽혔다”고 해석했다.

이재명 정부의 ‘초반 시장 컨트롤’도 여권 내부에선 선방으로 평가된다. 먼저 주식시장 코스피 지수가 지난달 20일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돌파했다. 이 대통령은 3일 “성과라 하면 그렇긴 한데, 잘 되어간다 싶은 점은 주식시장”이라고 직접 이를 거론했다. 널뛰듯 치솟았던 집값을 잡기 위해 꺼내 든 ‘주택담보대출 최대 6억원 제한’ 대출 규제도 일단은 시장의 열을 식힌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수요 억제책은 아직도 엄청나게 많이 남아있다”며 6·27 대책을 “맛보기”로 표현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위성락 실장은 미국 측 인사들과 관세 등 현안 관련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뉴스1

초반 성과를 토대로 70%대 문턱을 넘으려면 당장 한·미 협상에서 성과를 거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설정한 상호관세 유예기간이 8일 만료되는 가운데 민생 경제의 변곡점이 될 수 있어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성과를 내면 지지율을 견인하겠으나, 피할 수 없는 질곡이기도 하다”며 “유럽이나 일본보다는 나은 성과를 가져오는 게 1차 목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화력을 쏟고 있다. 6일 위성락 대통령실 안보실장은 관세 협상 등 논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긴급 출국하며 “협의 국면이 중요한 상황으로 들어가고 있어 제 차원에서 관여를 늘리기 위해 방미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루 먼저 워싱턴을 향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위 실장과)각자 역할을 분담해 ‘올코트 프레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일본과의 ‘셔틀외교’ 복원에 힘을 싣고 있는 점도 궁극엔 한·미 협상을 위한 밑 작업이란 분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미국도 대중 관계를 의식해 한국의 진보정권 출범을 우려하지 않았겠나”라며 “이 대통령이 일본과 관계를 호의적으로 풀면서 한·미 동맹을 강조하니 꽤 안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앙일보 통화에서 “만약 상호관세 유예기간 연장 등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면 지지층을 중심으로 여론 반향이 클 것”이라며 “무엇보다 지난 6개월간 국정 공백 상태에 놓이게 한 윤석열 정부와 확연한 비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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