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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에서도 굴복 모르는 이란…"40년전 이라크전서 교훈얻어"

연합뉴스

2025.07.06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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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 견뎌내고 지역 강국 우뚝…"안보체계·안보사고 확립 계기"
벼랑끝에서도 굴복 모르는 이란…"40년전 이라크전서 교훈얻어"
사담 후세인 견뎌내고 지역 강국 우뚝…"안보체계·안보사고 확립 계기"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벼랑 끝 위기에서도 굴복 대신 저항을 선택하는 이란의 전략은 40년 전에 치른 이란-이라크 전쟁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반항적인 이란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과의 처절한 전쟁에서 교훈을 끌어냈고, 이스라엘과의 12일간의 전쟁 이후 목격되는 강경한 저항 의지도 그런 맥락에 기반한 것이라고 짚었다.
즉 후세인을 견뎌내고 미국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은 끝에 이란이 중동 내 강국으로 성장한 역사적 경험이 후세대 지도자들에게도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란-이라크 전쟁은 이란 이슬람혁명(1979년) 1년 후 후세인이 이란의 영토를 점령하려 군대를 보내면서 시작됐다.
이란 내 석유 자원이 풍부한 지역을 노린 이 전쟁은 약 8년에 걸친 갈등으로 이어졌고, 양측에서 수십만명이 사망했다.
이란은 이라크 침공에 맞서 미국산 F-14 전투기로 대응했으나 이라크를 지원하던 미국이 부품 재보급을 거부하면서 군사적 열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후세인은 이란에 화학무기까지 사용했지만 주요 석유 산지를 점령하지는 못했다.
이란은 엄청난 피해에도 불구하고 8년 만에 영토를 하나도 내주지 않고 휴전 협정을 맺었는데 지도자들은 이를 성공적인 저항, 승리로 규정했다.
이후 후세인이 미국에 의해 제거되면서 이란은 지역 내 강국으로 우뚝 섰다.
이란은 이 전쟁 이후 방위 체계를 외국 세력에 의존하지 않았다.
자체 탄도 미사일과 무인기 개발에 착수했고, 핵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한편 '저항의 축'이라고 불리는 중동 내 군사·정치 동맹 세력을 키워냈다.
미 존스홉킨스대 이란 전문가인 발리 나스르 교수는 "이슬람 혁명은 이념을 제공했지만, 국가 안보 체계, 국가 안보에 대한 사고방식은 이란-이라크 전쟁을 통해 탄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이스라엘과의 충돌로 최고위 군장성들이 줄줄이 사망하고 핵시설과 방공망이 파괴되는 등 굴욕을 당했지만, 이란은 이번에도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면서 저항을 선택했다.
이란은 맹렬한 공습을 퍼부은 이스라엘과 핵시설을 폭격한 미국에 대해 승리를 선언하고 우라늄 농축을 지속하는 등 핵 프로그램도 재건하겠다고 나섰다.
미국 해군대학원의 아프숀 오스토바르 부교수는 이란 지도자들이 내보이는 이런 자신감에 대해 "그들은 장기간 지속되는 전면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들은 이스라엘이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감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란 지도자들이 이란-이라크 전쟁의 성과에 대한 과장된 시각으로 제대로 된 안보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기고는 구축했지만 자국민을 보호할 충분한 방공망을 갖추지도 못했고, 공습경보 시스템과 대피소도 구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스토바르 부교수는 "이란은 억지력을 상실했고, 재래식 전쟁에 제대로 대처하도록 설계되지 않은 군대만 보유하고 있다"며 "이란이 진정으로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미사일과 드론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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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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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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