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왕자' 오지 오스본 고별 공연에 4만 관중 운집
파킨슨병 투병 탓에 앉은 채 공연…'블랙 사바스' 멤버들과 피날레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파킨슨병과 싸우고 있는 '어둠의 왕자' 오지 오스본이 왕좌에 앉은 채 마지막 무대를 불태웠다.
5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이날 영국 버밍엄 빌라파크에서 열린 오스본의 고별 공엔에는 전 세계에서 4만 명의 팬들이 모여들었다.
20년 전 파킨슨 증후군이 나타난 오스본은 최근 증상이 악화하면서 스스로 걷지 못하는 상태다.
이에 따라 오스본은 이날 자신의 마지막 공연에서 무대 중앙에 마련된 검은색 왕좌에 앉은 채 노래를 불렀다.
오스본이 마이크를 잡고 "이제 광란이 시작된다"고 외치자 관객들은 '오지'를 연호했다.
이날 그는 전성기 때처럼 무대 곳곳을 누비면서 분위기를 달구지는 못했지만, 손뼉을 치고 팔을 흔들면서 관객의 반응을 유도했다.
오스본은 솔로 시절에 발표한 5곡을 부른 뒤 토니 아이오미, 기저 버틀러, 빌 워드 등 1968년에 함께 데뷔한 블랙 사바스 동료들과 4곡을 연주했다.
블랙 사바스의 원년 멤버 전원이 함께 무대에 오른 것은 20년 만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부른 노래는 1970년 발표한 블랙 사바스의 명곡 '파라노이드'였다.
오스본은 공연 전 인터뷰에서 "오늘은 공연으로서는 작별 인사"라며 "이보다 더 멋지게 떠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메탈리카와 건스앤로지스, 슬레이어, 판테라 등 록계의 슈퍼스타들이 오프닝 공연을 맡아 헤비메탈의 대부로 추앙받는 오스본과 블랙 사바스를 향해 경의를 표했다.
메탈리카의 보컬 제임스 헷필드는 "블랙 사바스가 없었다면 메탈리카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버밍엄 출신인 오스본은 1968년 데뷔한 뒤 1979년 블랙 사바스를 탈퇴하고 솔로 가수로 활약했다.
그는 '미스터 크로울리'가 수록된 데뷔 앨범 '블리저드 오브 오즈'를 포함해 2022년까지 모두 13장의 스튜디오 앨범과 5장의 라이브 앨범을 발표했다.
오스본은 지난 2006년 블랙 사바스 멤버 자격으로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고, 2024년에는 솔로 가수로서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