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스타디움 투어를 시작하게 되어 너무 영광이고 감사합니다. 7년 전 ‘뚜두뚜두’가 큰 사랑을 받은 후로 많은 일들이 가능해졌어요.”
블랙핑크 멤버 로제는 5일 오후 8시 경기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월드투어 ‘데드라인’ 첫 공연 무대에 올라 이렇게 말했다. 이번 투어는 6일까지 이어진 한국 2회차 공연을 포함해 총 16개 도시, 31회차로 개최된다. 2022~2023년 월드투어 ‘본 핑크’ 때보다 공연장 규모를 키운, 첫 ‘스타디움 투어’다. 밴드 세션과 댄서는 레이디 가가, 아리아나 그란데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호흡했던 최정상 스태프로 꾸렸다. 세트리스트와 안무 구성, 소품 등 모든 제작 과정에 멤버들이 직접 참여했다.
첫 공연은 전국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무더위 속에서 시작됐다. 현장을 찾은 관객 3만8930명(공연예술통합전산망 기준, 양일 합계 7만7859명)은 환호와 함성으로 열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멤버들은 “우리도 덥다”면서도 “공연이 진행될수록 블링크(블랙핑크 팬덤)가 더 잘 놀아주셔서 힘이 난다”고 했다.
솔로 활동을 하다가 1년 10개월만에 다시 뭉친 멤버들은 오프닝부터 히트곡 ‘킬 디스 러브’ ‘핑크 베놈’ ‘하우 유 라이크 댓’ ‘불장난’ ‘셧다운’으로 달렸다. 리사의 “와썹 코리아” 외침에 폭죽과 불꽃이 터졌고, 지수의 휘파람 소리에 맞춰 데뷔음반 수록곡 ‘휘파람’과 ‘스테이’, 첫 정규앨범 타이틀곡 ‘러브식 걸스’ 무대가 펼쳐졌다. 팬들은 블랙핑크의 시그니처 사운드 ‘블랙핑크 인 유어 에리어’가 나올 때마다 따라 하며 환호했다.
2년 8개월 만의 신곡도 공개했다. 카우보이가 생각나는 웨스턴 스타일 사운드에서 EDM으로 변하는 독특한 스타일의 노래 ‘뛰어(JUMP)’다. 제니는 “다음 주 음원으로 발표되니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솔로 무대에선 멤버 각자의 개성을 드러냈다. 지수는 화이트 의상을 입고 화려한 미모를 뽐내며 ‘어스퀘이크’ ‘유어 러브’를 노래했다. ‘만트라’ ‘위드 더 아이이(웨이업)’ ‘라이크 제니’의 하이라이트를 엮어 선보인 제니는 화이트에 레드로 포인트를 더해 시선을 붙잡았다.
리사와 로제는 실버로 의상에 통일감을 줬다. 리사는 ‘뉴 우먼’ ‘락스타’로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고, 로제는 감성적인 ‘3AM’ ‘톡식 틸 디 엔드’에 이어 ‘아파트’로 분위기를 반전했다. 2시간 러닝타임에 맞춰 15곡(솔로무대 제외)을 부른 블랙핑크는 ‘뚜두뚜두’ ‘마지막처럼’ ‘포에버 영’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날 현장에는 외국인, 특히 중국인 관객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다롄시에서 왔다는 한 팬은 “네 멤버가 모여서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기쁘다. 다른 지역 공연을 또 보러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연을 기획한 YG엔터테인먼트는 “로스앤젤레스·뉴욕·파리·밀라노·바르셀로나 등 각지의 스타디움급 공연장을 수놓으며 글로벌 톱 아티스트의 존재감을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YG는 블랙핑크 완전체 활동에 맞춰, 지난 4일부터 남산서울타워·세빛섬·반포대교 등 서울의 명소를 핑크빛 조명으로 꾸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