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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장례식 불참 왜 욕하나?' 친누나, 버럭하며 밝힌 '노쇼' 이유... "아버지 사망 때 트라우마. 묘지 구경꾼에 맞서야 했다"

OSEN

2025.07.0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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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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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노진주 기자] 안타까운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포르투갈 출신의 리버풀 소속 디오구 조타(향년 28세)의 장례식장에 '포르투갈 대표팀 동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 알 나스르)가 참석하지 않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호날두 친누나는 오빠를 비난하는 이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불참한 이유도 대신 설명했다.

조타의 장례식은 5일(현지시간) 오전 10시 포르투갈 북부의 곤도마르에 위치한 이그레자 마트리즈 성당에서 거행됐다.

조타는 지난 3일 스페인 자모라 인근 A-52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 차량 타이어가 터진 후 도로를 이탈했고, 불이 나며 차량이 전소됐다. 같이 타고 있던 동생 안드레 실바도 함께 목숨을 잃었다. 

최근 폐 수술을 받은 조타는 영국으로 가는 비행기 대신 차량 이동을 택했지만, 비극을 피하지 못했다.

[사진] 조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조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타는 포르투갈 국가대표 공격수로 파수스 드 페헤이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포르투, 울버햄튼을 거쳐 2020년 리버풀 유니폼을 입었다. 182경기에서 65골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리그컵, FA컵 우승을 함께했다. 지난 시즌에는 리버풀 통산 20번째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불과 한 달 전에는 포르투갈 대표팀의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우승도 경험했다.

소식을 접한 직후 리버풀은 “조타의 비극적인 죽음에 충격을 받았다”라며 비통함을 숨기지 못했다. 포르투갈 대표팀은 “나라 전체가 완전히 충격에 빠졌다”고 밝혔다.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를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 감독 위르겐 클롭도 “가슴이 찢어진다”라고 전했다.

리버풀 주장 버질 반 다이크는 조타를 “영원한 챔피언”이라 부르며 그의 가족을 위해 “항상 곁에 있겠다”고 약속했다.

호날두도 소셜 미디어 계정에 “말이 안 된다”며 “방금 전까지만 해도 대표팀에서 같이 있었고, 너는 방금 결혼했는데”라며 믿을 수 없단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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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장례식장엔 리버풀 소속의 반 다이크, 로버트슨, 맥 앨리스터, 다윈 누녜스, 커티스 존스, 코너 브래들리, 라이언 흐라번베르흐, 코디 각포, 페데리코 키에사, 와타루 엔도 등이 참석했다. 슬롯 감독도 함께했다. 전 리버풀 선수인 조던 헨더슨도 자리했다.

BBC는 “리버풀  선수단은 세 달 전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함께 축하했던 동료의 마지막 길에 함께했다. 경기장에 입장하듯 일렬로 성당에 들어가는 선수들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현장엔 공동체의 결속감과 함께 깊은 슬픔이 감돌았다. 일부 팬들은 눈물을 흘렸고, 장벽 너머에서 박수로 선수들을 맞이했다. 한 여성은 ‘포르사(힘내요)’라고 외치기도 했다”라고 현장 상황을 들려줬다.

이어 “유족과 가까운 친구들은 고개를 떨군 채 말없이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행렬 중 한 사람은 실바의 사진이 담긴 팻말을 들고 있었는데, 거기엔 ‘우리는 영원히 하나다’라고 적혀 있었다”라며 “조용한 분위기 속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장례식을 바라보던 많은 팬들은 조타와 실바가 뛰었던 여러 팀의 유니폼이나 굿즈를 착용하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즈 포르투갈 감독도 장례식에 참석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 베르나르두 실바, 주앙 펠릭스 포르투갈 동료들도 함께했다. 포르투갈 대통령 마르셀루 헤벨루 지 소자와 총리 루이스 몬테네그루도 장례식에 참석했다.

[사진] 데일리 메일 소셜 미디어 계정

[사진] 데일리 메일 소셜 미디어 계정


호날두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가 장례식에 나타나지 않은 사실은 포르투갈 현지에서 큰 화제가 됐다. 많은 이들은 포르투갈 대표팀 주장인 그가 포르투 인근 곤도마르에서 열린 장례식 전야제와 장례 미사에 참석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호날두는 두 행사 모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 마요르카 지역 신문은 호날두가 마요르카 섬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날두는 약 88피트(약 27미터) 길이의, 550만 파운드(약 102억 원)짜리 ‘아지무트 그란데’ 요트에 탑승한 채 고급 리조트 두 곳에서 목격됐다.

포르투갈의 저널리스트 안토니우 리베이루 크리스토바오는 장례 미사 직전 인터뷰에서 “호날두는 대표팀 주장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참석을 기대했다. 조타는 포르투갈 대표팀 일원이다. 호날두는 불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그럴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스포츠 저널리스트 루이스 크리스토바오도 “그의 불참은 설명이 불가능하다. 어떤 해명도 이 부족함을 채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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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축구 팬은 소셜 미디어 계정에 “호날두가 포르투갈 주장으로서 조타의 장례식 참석을 위해 휴가를 잠시 멈추지 않았다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소셜 미디어에 감성적인 메시지를 올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포르투갈 언론 ‘레코르드’에 따르면 호날두는 조타의 아내 루테 카르도소와 부모에게 직접 연락해 위로의 말을 전했다. 지원도 약속했다.

또 그는 조타와 그의 동생 실바의 합동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는 이유로 "자신이 참석함으로써 언론의 관심을 끌어 장례 분위기를 망칠 수 있기 때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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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의 친누나 카티아 아베이루는 호날두의 행동이 비난받을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뭔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언론의 관심을 부른다. 결국 진짜 중요한 것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든다. 침묵도 공감의 표현이다. 어쩌면 우리는 여기서 배워야 할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보이는 대로만이 아니다. 모든 부재가 무례한 것도, 모든 존재가 응원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카티아 아베이루는 20년 전 아버지의 장례식을 회상하며 당시의 아픔도 함께 꺼냈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우리는 슬픔에 잠기기보다, 묘지에서 쏟아지는 카메라와 구경꾼들에 맞서야 했다. 사람들이 무덤을 부수고 올라가는 바람에 묘지는 완전히 망가졌다. 존중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또한 “우리는 단 한 번도 예배당 밖으로 나올 수 없었다. 장례식이 시작될 무렵 혼잡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당시 포르투갈 대통령과 루이스 스콜라리 감독도 참석했지만, 그들이 인사를 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눈물에 잠겨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카티아 아베이루는 “호날두를 비난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들은 무시하고 차단할 것이다. 끝없는 비난에 지쳤다. 사회가 병들었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두 형제를 잃은 가족에게 경의를 표하기는커녕 ‘부재’를 이야기하는 TV 방송, 해설자, 소셜 미디어의 태도는 수치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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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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