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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폭드론 무서워…에이브럼스 전차에 '닭장' 다는 미군[밀리터리 브리핑]

중앙일보

2025.07.06 13:00 2025.07.0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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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을 단 작은 드론이 막강한 장갑을 두른 전차가 파괴되는 모습에 미국 육군도 에이브럼스 전차 위에 방어용 차단막을 장착하기로 했다. 세계에서 가장 방어력이 강하다는 이스라엘의 메르카바 전차도 드론 위협을 막기 위해 포탑 위에 구조물을 설치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각국에서 전차에 추가 장비를 다는 추세다. 하지만, 드론을 이용한 공격도 발전하고 있어 창과 방패의 대결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①드론 위협에 미 육군도 전차에 보호 장치 부착하기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폭탄을 단 드론에 두꺼운 장갑을 두른 전차들이 파괴되는 모습을 본 미 육군도 2026 회계연도 예산안에 전차의 생존 가능성을 확보하려고 신형 스텔스 코팅·레이저 경보 시스템·상부 공격 방어 키트 등에 대한 도입을 포함했다. 이번 조처는 미 육군 기갑 여단의 전투 준비 상태를 높이려는 목적에서 이뤄졌다.


전차 포탑 상부에 보호 장치를 단 우크라이나군 M1 에이브럼스 전차. mil.in.ua
미 육군은 M1A2 전차에 이스라엘 라파엘의 트로피 능동방어시스템(APS)을 장착하는 노력을 했지만, 전장에서 드론에 의한 상부 공격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대비가 늦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스텔스 코팅은 적 열영상 카메라가 전차의 엔진 등에서 나오는 열을 감지하지 못 하게 하는 GM1912 열 신호 관리 페인트로, 380대 이상의 전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상부 공격 방어 키트는 드론에서 투하하는 폭발물이나 자폭 드론 공격으로부터 전차의 가장 취약한 부분인 전차 상부를 보호하는 GM1914 키트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들 보호 키트 장착은 에이브럼스 전차 제작사인 제너럴 다이나믹스 랜드 시스템이 수행할 예정이다.

미 육군의 계획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이어 이스라엘로 적용이 늘고 있는 방어용 코프 케이지(Cope Cage)와 유사한 장비의 도입이다. 수동식 상부 공격 보호(TAP) 부가 장갑 시스템으로 불리며, 1500개 이상을 구매할 계획이다. TAP 시스템이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이 없지만, 러시아군이 전차에 적용한 코프 케이지와 유사할 것으로 추측하는 이들이 많다.

미 육군 2026 회계연도 예산 설명서에는 TAP에 대해서 “기본 차량 구성에 추가되는 수동형 방어장갑”이며 “이 장갑은 승무원 구역과 해치 위에 배치돼 기본 차량의 방어 장갑과 협동하여 상공으로부터의 피해를 완화하며, 특히 폭발성형관통자(EFP)와 같은 무기에 효과적”이라고 적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지원한 M1 에이브럼스 전차의 생존 가능성을 향상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했다. 어떤 차량은 기본형 M19 에이브럼스 반응장갑타일(ARAT)을 달고, 전면에는 소련제 콘탁트-1 폭발반응장갑(ERA)를 장착했다. 전차 상부에 코프 케이지를 장착한 것도 있는데, 일부는 코프 케이지 위에 ERA를 설치한 것도 있었다.

②미 육군, 국방 스타트업이 개발한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도입 계획
기존 주계약업체(프라임)의 생산 지연과 높은 비용에 실망한 미 국방부가 안두릴 등 스타트업과의 계약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미 육군이 스타트업이 개발한 M142 하이마스(HIMARS) 다연장로켓 발사기에서도 운용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도입할 계획이다. 미 육군은 2028년부터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캐스텔리온(Castelion)이 개발한 블랙비어드(Blackbeard) GL을 부대에 배치하기로 했다.

캐스텔리온의 블랙비어드 GL 시험 발사 장면. 캐스텔리온 X 계정

블랙비어드 GL은 비용 효율적인 중거리 정밀 탄약으로 설계됐다. 기존 하이마스 발사대와 호환되며, 개발 중인 육군의 미래형 공통 자율 다영역 발사대(CAML)에서도 운용될 예정이다. 미 육군은 2026 회계연도 예산안에 캐니스터에 담긴 블랙비어드 GL을 하이마스에 통합하는 2500만 달러를 요청했다. 예산은 지속적인 개발, 비행 시험, 소프트웨어 검증 및 발사대 통합을 위해 사용된다.

블랙비어드 GL은 육군이 도입하고 있는 장거리 극초음속 무기(LRHW)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 에이태큼스(ATACMS)를 대체할 정밀타격미사일(PrSM) 증분(Increment) 4의 약 80% 능력을 더 낮은 비용으로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록히드마틴 팀과 레이시언-노스롭그루만 팀이 개발하고 있는 PrSM 증분 4는 1000㎞ 이상의 사거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블랙비어드 GL은 탐색기를 갖춘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을 활용해 시간에 민감하고 방어력이 높은 목표물을 공격하게 된다. 대형이며 고비용인 기존 극초음속 미사일과 달리 비용 효율성과 신속한 대응을 위해 대량 생산을 목표로 설계됐다. 블랙비어드는 공중 발사형도 개발될 예정이며, 2026년 초 시험될 예정이다.

블랙비어드 GL을 개발한 스타트업 캐스텔리온은 2022년 설립됐고, 고속 개발 및 저비용 공중 및 지상 발사 무기 시스템에 특화해 있다. 회사의 경영진에는 스페이스 X와 레이시언 등 주요 방산 기업 출신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③유럽에서 대인지뢰 금지한 오타와 협약 탈퇴국 늘고 있어
러시아가 자신들과 국경을 접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이면서 유럽에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대인지뢰의 사용, 생산, 비축 및 이전을 금지하고 매설된 지뢰 제거를 의무화한 오타와 협약에서 탈퇴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폴란드가 러시아와의 국경지대에 건설 중인 이스트 실드 방어시설. 여기 지뢰를 묻을 예정이다. 폴란드 정부

2025년 3월 18일 폴란드·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는 대인지뢰의 사용, 비축, 생산 및 이전을 금지하는 오타와 협약에서 탈퇴한다고 공동 발표했다. 4월 1일에는 핀란드도 탈퇴를 선언했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1340㎞의 국경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는 나토 동맹국 중 가장 길다.

1997년 12월 3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체결돼 오타와 협약으로도 불리는 대인지뢰 금지 협약은 1999년 3월 1일 40개국이 비준하면서 효력이 발생했다. 2024년까지 133개국이 서명했고, 165개국이 참여하고 있었다. 반면, 미국·러시아·중국·이스라엘·한국 등은 서명 및 비준하지 않았다.

탈퇴를 선언한 5개 국가는 대인지뢰의 방어적 이점을 고려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 등 4개국은 지역 안보 환경 악화로 인해 탈퇴가 정당하다고 밝혔다. 4개국 국방장관은 이번 결정이 국방 계획의 유연성과 추가 무기 시스템의 잠재적 사용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핀란드 총리는 오타와 협약 탈퇴는 안보 환경의 변화에 더욱 다재다능한 방식으로 대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오타와 협약 탈퇴국이 나오자, 6월 29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협약 탈퇴를 위한 대통령령에 서명하면서 탈퇴 과정을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의회도 협약 탈퇴를 공식화하는 법안 심의를 준비하고 있다. 탈퇴를 선언한 국가들은 이를 유엔에 통지한 뒤 6개월 후 협약 참여가 공식적으로 종료한다.

협약 탈퇴를 선언한 폴란드는 2025년 3월 처음 의사를 밝힌 뒤 현재 대인지뢰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생산 능력은 보유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폴란드 국영 및 민간 방산업체들이 생산할 지뢰는 수십만에서 백만 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폴란드의 대인지뢰 배치 계획은 2024년 5월 시작한 국방 인프라 프로그램인 이스트 드 구상의 틀 내에서 실행될 예정이다.



최현호([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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