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첫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으로 조한상 제일기획 본부장(요즘연구소 소장)이 내정됐다. 6일 대통령실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조 본부장을 홍보기획비서관으로 내정하고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 본부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21대 대선 슬로건인 ‘진짜 대한민국’과 선거운동 키 콘셉트(핵심개념)인 ‘K이니셔티브’를 만든 주인공이다. 이 대통령의 한 참모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조 본부장에게 이 대통령의 기존 PI(President Identity)와 슬로건 평가를 부탁한 게 계기였다.
조 본부장은 지난 3월 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대선의 대본이 필요하다”며 그 대본의 중심에 ‘K이니셔티브’를 두고, 이를 가시화하는 슬로건으로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대통령은 조 본부장의 아이디어를 채택했고, 대선 경선·본선에서 조 본부장이 만든 슬로건을 사용했다.
조 본부장은 제일기획 내 요즘연구소의 소장을 맡고 있다. 시대정신의 변화와 최근 트렌드를 연구하고 이를 기업 마케팅에 이용할 방법을 모색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조 본부장을 잘 아는 여권 인사는 “기존 정치 홍보와 다른 방식의 국정 홍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정부에서 홍보기획비서관은 언론인 출신이나 정계 출신 인사가 맡는 경우가 많았다. 광고기획사 출신은 대선 캠프에서 홍보 업무를 맡곤 했지만 청와대 또는 대통령실에서 비서관급 이상 직급으로 홍보 업무를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역임했던 추부길 전 비서관이 광고기획사 오리콤·동방기획에서 일한 경력이 있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감성적인 대통령 행사 연출로 주목받았던 탁현민 의전비서관은 공연기획 일을 하다가 청와대에 입성했다.
조 본부장의 홍보기획비서관 내정을 두고 기업인 출신을 선호하는 이 대통령 인사 스타일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네이버 출신의 하정우 대통령실 AI(인공지능)미래기획 수석과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LG 출신의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를 발탁해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현장을 잘 아는 기업인 출신들의 추진력을 높게 산다“고 말했다.
한편 김병욱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으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김병욱 비서관은 “국민의 목소리가 국정에 정확히 반영되도록 당·정·청의 소통을 조율하는 자리”라고 소개한 뒤 “국정이 안정과 개혁의 균형을 이루고, 나아가 협치의 정신이 구현되도록 맡은 바 책무를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