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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 반신욕·족욕은 되레 독…이것부터 바꿔라 [Health&]

중앙일보

2025.07.0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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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같은 자세, 다리 꼬기 금물
혈액 정체로 더 무거워져 통증 유발
의료용 압박 스타킹은 치료에 도움

하지정맥류
하지정맥류는 육안으로 늘어난 혈관이 피부 표면에 보이는 혈관 돌출 증상이 있어도 없어도 정맥 역류가 확인되면 치료가 필요하다. 민트병원 혈관센터 김건우 원장은 “하지정맥류라고 무조건 혈관 돌출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혈관 돌출은 정맥 혈압이 높아져 있는 상태를 의심하는 증상 중 하나다. 하지정맥류로 치료받은 환자 중 혈관 돌출 증상을 경험한 사람은 절반도 채 안 된다는 조사가 있다. 만성 정맥 질환의 일종인 하지정맥류는 정맥압 상승, 정맥 판막 기능 이상, 정맥벽의 구조적 변화 등으로 정맥 역류가 발생한다. 혈관 돌출 증상이 없더라도 ▶모래주머니를 찬 것처럼 다리가 무겁고 ▶저녁마다 발 ·종아리 등 하체가 퉁퉁 붓고 ▶부종으로 종아리가 굵어진 것처럼 느껴지고 ▶조금만 걸어도 종아리 피로감(둔중감)이 심하고 ▶늦은 밤 다리가 저리고 자주 쥐가 나는 등 증상이 있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한다. 소녀시대 유리도, 빙속 여제 이상화도 하지정맥류로 치료를 받았다.



혈관 돌출 없어도 정맥 역류 땐 치료해야

초기라면 의료용 압박 스타킹으로 하지정맥류 진행을 늦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더서울연세심장혈관흉부외과 송승준 원장은 “의료용 압박 스타킹은 발목에서 허벅지로 올라가면서 압박 강도가 점진적으로 약해지는 방식이 적용된 디자인으로 다리의 정맥 혈액순환을 돕는 치료적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단계적 압력 구조로 혈액이 말초에서 심장으로 잘 흐르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의료용 압박 스타킹은 아침에 일어나서 자기 전까지만 착용한다. 누워서 잘 때는 다리가 심장과 동일한 높이에 위치해 의료용 압박 스타킹의 효과가 덜하다. 의료용 압박 스타킹의 디자인, 사이즈 선택도 중요하다. 정맥 역류가 주로 발목에서 종아리 부위에 발생하는 만큼 이 부위를 압박해야 한다. 발등을 덮으면서 종아리를 죄는 느낌이 드는 강도가 적당하다. 발목에서 시작하는 것은 발 쪽으로 혈류가 몰린다. 또 자신의 종아리보다 큰 사이즈인 제품을 신으면 압박 효과가 떨어진다.

진행성 질환인 하지정맥류는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낫지 않는다. 한 번 늘어난 정맥 혈관은 탄력을 잃고 늘어진 고무줄처럼 시간이 지나도 예전 같은 탄력성을 회복하지 못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저리고 아픈 증상이 심해질 뿐이다. 고인 물은 썩고, 바람이 통하지 않으면 공기가 탁해지듯 늘어난 정맥에 고인 혈액이 염증을 일으키면서 피부 착색, 상처 치유 지연, 다리 궤양 등으로 악화한다. 겉으로 드러난 증상이 가볍다고 방치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안상현 교수는 “일상이 불편할 만큼 다리 통증 증상이 심하다면 혈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맥 역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발목 안쪽 부위의 피부에 갈색 색소 침착이 생겼거나 ▶허벅지·종아리 정맥이 심하게 튀어나왔거나 ▶복사뼈 주변에 거미 모양의 정맥이 많이 보이거나 궤양·출혈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하지정맥류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정맥류를 유발하는 생활습관 교정도 필요하다. 다리에 딱 달라붙는 핏이 특징인 스키니진, 복부·골반을 강하게 압박하는 보정 속옷은 하체의 혈액순환을 방해해 하지정맥류를 일으킬 수 있다. 발목부터 종아리·허벅지까지 압박 강도를 단계적으로 조절해 혈액을 아래에서 위로 올려주는 의료용 압박 스타킹의 압박 효과와는 완전히 반대로 작용한다. 혈액이 다리로 더 몰리면서 다리 피로감, 부종, 통증 등 하지정맥류 증상을 더 심하게 겪을 수 있다.



까치발 들기, 스트레칭으로 증상 완화

반신욕·족욕 등도 피해야 한다. 따뜻한 물로 근육의 긴장을 이완시켜 발·다리 통증을 줄여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하지정맥류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조성신 교수는 “하지정맥류가 있는데 따뜻한 물에 발·다리를 담그면 정맥 혈관이 팽창돼 혈액이 더 많이 몰리고 역류하는 혈액의 양도 늘어나 정맥 혈관이 더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이유로 사우나·온찜질을 즐기는 것도 발·다리 통증, 부종 같은 증상 악화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종일 의자에 앉아 있는 것도 주의한다. 흔히 서서 일하면 혈액이 다리에 몰려 하지정맥류가 잘 생긴다고 알고 있지만 오해다. 안상현 교수는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오래 앉아 있을 때도 사타구니 부위 정맥이 꺾여 다리 혈류가 정체되면서 정맥 혈액순환이 나빠진다”고 말했다. 특히 습관적으로 다리를 꼬아 앉으면 부분적으로 다리 정맥 혈관이 눌리면서 하지정맥류 발생 위험이 커진다. 송승준 원장은 “같은 자세로 오래 있기보다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중간중간 걸어 다니면서 종아리 근육을 자주 움직여 다리로 혈액이 쏠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상에서 하지정맥류 증상을 완화하려면 종아리 근육을 사용해 다리 정맥 혈관에 몰린 혈액을 올려주는 까치발 들기 스트레칭을 실천한다. 종아리 근육은 제2의 심장이다. 김건우 원장은 “똑바로 선 채로 발꿈치를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하면 종아리 근육이 수축·이완하면서 펌프처럼 혈액을 심장 방향으로 밀어 올려 다리 정맥의 혈액순환이 원활해진다”고 말했다. 집에서 쉴 때는 누워서 다리를 심장보다 15㎝ 정도 높게 올려주는 것도 증상 완화에 긍정적이다.
하지정맥류



권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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