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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늪 빠진 韓…"잠재성장률 올해 사상 처음 1%대로 하락"

중앙일보

2025.07.06 17:25 2025.07.0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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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거리 한 공실 상가의 모습. 연합뉴스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사상 처음으로 2%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2025년 잠재성장률을 1.9%로 추정했다. 지난해 12월 전망치(2.0%)보다 0.1%포인트 낮아진 수치이며, 2001년 이후 OECD가 추정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를 밑도는 것은 처음이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능력의 성장 속도를 의미하며, 노동·자본 등 생산요소가 최대로 효율적으로 활용된 상태를 전제로 한다. 한국은 저출산, 고령화, 혁신 부진 등의 구조적 문제로 성장 잠재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1년 3.8%에서 꾸준히 하락해왔으며, 2022년부터는 3년 연속 2.2% 수준을 유지하다가 올해 급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2.1%를 기록하며, 한국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주요 7개국(G7) 중에서도 캐나다, 이탈리아, 영국 등은 최근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한국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일 유럽중앙은행 포럼에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현재 2%를 크게 밑돌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보고서를 통해 2024∼2026년 잠재성장률을 2% 수준으로 분석했으며, 최근 수년간의 수치는 이보다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실질GDP가 잠재GDP를 지속적으로 밑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IMF는 한국의 GDP갭률이 2023년 -0.4%, 2024년 -0.3%, 2025년 -1.1%로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생산능력 대비 실질경제활동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경기 부진이 구조적인 수준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잠재성장률 하락의 배경으로 인구 감소와 생산성 저하 등 구조적 요인을 지목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지난 30년간 6%포인트 하락했으며, 이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도 매우 빠른 속도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생산성 제고, 출산율 향상, 외국 인력 활용 등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 역시 잠재성장률 회복을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3%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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