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란 후티 의심…트럼프 휴전선언 두달만에 공격 재개
해운업계 '역시나' 탄식…비용 증가·사고 우려에 계속 골머리
상선에 총질·로켓탄…'글로벌 물류동맥' 홍해에 다시 위험 급증
친이란 후티 의심…트럼프 휴전선언 두달만에 공격 재개
해운업계 '역시나' 탄식…비용 증가·사고 우려에 계속 골머리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홍해를 지나던 화물선이 후티반군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공격을 받아 글로벌 무역로인 홍해 일대와 해운업계에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만약 이번 공격을 후티반군이 한 것이 맞다면, 올해 4월 중순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중단됐던 후티반군의 홍해 통과 상선 상대 공격이 재개됐다는 얘기가 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라이베리아 선적이며 그리스 업체가 운용하는 벌크선 '매직 시즈'(Magic Seas)가 후티반군이 장악한 예멘의 호데이다 항구에서 남서쪽으로 94㎞ 떨어진 홍해 해역을 통과하던 중 공격을 받았다.
통신은 공격 주체는 즉각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공격 수법 등으로 보아 예멘 후티반군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의 군사전문매체 더워존은 후티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계속되는 전쟁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명분을 들며 이번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와 영국의 해상 보안업체 암브레이의 발표문을 인용해 소형 보트 8대가 매직 시즈에 개인화기와 로켓추진유탄으로 공격을 시작했으며 매직 시즈의 무장경비원들은 이에 응사했다고 전했다.
해상보안업체 디아플러스 앤드 암브레이는 별도 발표문에서 첫 공격과 응사 이후 수상드론(USV) 4대와 미사일을 동원한 공격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수상드론 중 2대가 배의 좌현에 맞아 화물이 손상됐다고 암브레이는 덧붙였다.
매직 시즈는 공격으로 불이 붙었으며 침수가 시작됐고, 이에 따라 선원 전원이 배에서 탈출했고 근처를 지나던 다른 상선에 구조됐다. 다친 선원은 없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친(親)이란 성향인 예멘 후티반군은 이스라엘과 싸우는 하마스와 연대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2023년 11월부터 올해 4월 중순까지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에 대해 100여회의 공격을 가했다.
이 기간에 후티반군은 배 2척을 침몰시키고 1척을 나포했으며 이 과정에서 선원 4명 이상이 숨졌다.
후티 반군은 올해 5월 초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휴전 합의를 계기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한동안 중단했다.
그러나 해운업계는 여전히 홍해 항로를 기피하고 있어 홍해 항로의 물동량은 2023년 10월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발발 이전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홍해 항로는 서유럽과 동아시아를 잇는 가장 효율적인 항로의 일부다.
지중해와 수에즈운하를 거쳐 홍해를 통과해서 인도양과 서태평양을 지나는 것이 가장 빠른 뱃길이다.
그러나 전쟁 탓에 홍해 항로가 후티반군의 공격을 받을 우려가 커 요즘은 거의 모든 해운사들이 우회로를 이용하고 있다.
서유럽에서 대서양을 거쳐 아프리카 남쪽의 희망봉까지 갔다가 인도양에 진입하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세력들의 분쟁 속에 홍해 등 역내에 지정학적 위험이 급증함에 따라 해운업계는 상시적 비용 증가와 사고 위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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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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