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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둥산發 대만해협 W121항로 운항…대만 반발 "중간선 무력화"

연합뉴스

2025.07.0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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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 7.8㎞ 이격' M503의 마지막 횡단항로 개통해 대만 압박
中, 둥산發 대만해협 W121항로 운항…대만 반발 "중간선 무력화"
'중간선 7.8㎞ 이격' M503의 마지막 횡단항로 개통해 대만 압박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이 대만해협을 가로지르는 항공 항로 중 하나인 W121 항로마저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자 대만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7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관영 신화통신, 홍콩 유력지 명보,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 민용항공국(CCAC)은 전날부터 대만해협을 남북으로 연결한 M503 노선의 북쪽 가로 노선인 W121 항로를 본격적으로 열었다고 밝혔다.

애초 2018년 중국은 대만해협 중간선에서 약 7.8㎞ 떨어진 M503 항로와 이를 둥산시·푸저우시·샤먼시와 가로로 연결하는 W121·W122·W123 항로 개설을 일방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대만 반발로 중국은 M503으로부터 6해리(약 11㎞) 서쪽으로 이격한 절충 항로를 사용하고 W121·W122·W123 항로는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국은 라이칭더 총통 당선 이후 돌변해 작년 2월 절충 항로 대신 M503 항로를 쓰고 W122와 W123 항로 사용 선언을 한 데 이어, 이번에 나머지 W121 항로마저 쓰겠다고 나선 것이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 간 상호방위조약 체결 후 1955년 미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비공식 경계선이지만, 중국이 중간선과 불과 7.8㎞ 떨어진 M503 남북 항로와 W121·W122·W123 항로 사용을 본격화하면서 대만의 안보 위협은 더 커지게 됐다.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보연구원의 쑤즈윈 연구원은 M503 항로에 비상 상황이 발생해 대만으로 향한다면 타이베이 비행정보구역(TFI)에 30초 안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대만중앙통신사(CNA)는 전했다.
대만과 인접한 둥산시·푸저우시·샤먼시와 가로로 연결하는 W121·W122·W123 항로로 중국 군용기가 침공한다면 대만은 손도 쓰지 못한 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만 입법원(국회)의 민진당 소속 선보양 의원은 "중국이 W121 항로 사용에 나선 건 '회색지대의 방해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현재로선 군사적 영향이 미미하지만, 중국은 단계적으로 수위를 높여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회색지대 전술은 실제 무력 충돌·전쟁으로 확대되지 않을 정도의 저강도 도발로 안보 목표를 이루려는 군사 행동을 말한다. 오는 9일부터 열흘간 실시하는 대만군의 연례 합동군사훈련인 '한광 41호 훈련'에 중국의 회색지대 전술에 대비한 훈련을 처음 포함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 당국이 선제 조치를 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민진당의 천관팅 의원도 "중국 당국이 '민간항공 합법화'라는 포장으로 대만해협의 중간선 개념을 약화하려 한다"고 짚었다.
대만 내에선 "대만해협 중간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온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는 사실상 대만해협 중간선 무력화를 노린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인민일보와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천빈화 대변인은 "M503항로는 상하이 비행정보구역 내에 위치하며 이 항로의 개설과 활성화는 중국 본 내 민항 공역 관리의 일상적 업무"라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M503 항로와 W122·W123 항로 개통 이후 전반적으로 운항이 안전하고 안정적이었으며 이를 통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항공 운항이 효과적으로 개선되고 인적 교류가 더 촉진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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