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Health&] 잦은 복통과 설사, 알고 보니 게실염…'단일공 로봇수술'로 회복기간 줄이고 흉터도 최소화

중앙일보

2025.07.06 18:16 2025.07.06 18:19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인하대병원 메디포커스

대장 벽 주머니에 염증 생기는 질환
고지방·저섬유질 서구 식단이 원인

[사진 인하대병원]
“배가 너무 아파 밥도 못 먹겠어요.”

30대 후반 김성현(가명)씨는 몇 달째 복통과 발열, 설사에 시달렸다. 처음에는 단순한 장염쯤으로 여겼지만, 통증이 점점 심해지자 결국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 결과는 ‘게실염’. 대장 벽에 생긴 작은 주머니(게실)에 염증이 생긴 상태였다. 초기 치료로 금식과 항생제 처방이 이뤄졌고, 김씨의 증상은 한동안 나아졌다. 식습관 개선도 권고받았지만 생활 속에서 이를 실천하기는 어려웠다.

그렇게 복통이 다시 발생했다. 게실염이 재발한 것. 인하대병원을 찾은 김씨는 복강 내 고름(농양)도 관찰됐다. 미세한 장 천공까지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당시 김씨를 진료한 인하대병원 외과 서지현 교수는 “염증이 심해지면 복막염으로 확산할 위험이 있어 염증 부위를 절제하고 건강한 장을 연결하는 수술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개복수술과 복강경 수술, 단일공 로봇 수술 중 회복이 빠른 로봇 수술을 선택했다.

서 교수는 배꼽 부위 5㎝가량의 절개창 하나만으로 수술을 진행했다. 염증과 유착으로 변형된 조직을 정교하게 분리하고 병변을 절제한 뒤 건강한 장을 연결(문합)하는 ‘절제·문합술(전방절제술)’이 이뤄졌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김씨는 일주일 만에 퇴원해 식사와 배변 등 일상생활을 현재까지 무리 없이 유지하고 있다.

게실염은 대장의 S상결장 부위에 주로 발생한다. 장내 압력 상승이나 분변 잔류가 염증의 원인이다. 이땐 복통과 발열, 설사, 복부 팽만감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금식과 항생제 투여로 치료가 가능하다. 염증이 심해지면 농양 형성이나 장 천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수술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고지방·저섬유질 중심의 서구식 식단과 좌식 생활이 보편화하면서 게실염 환자가 늘고 있다. 염증이 반복되면 장벽이 두꺼워지고 유착이 심화해 수술이 복잡해진다. 장 절제술은 병든 장을 제거한 뒤 남은 건강한 장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장 기능은 대부분 잘 회복된다. 이후에는 재발 방지를 위해 식이 조절과 정기적인 장 검진이 중요하다.

최근 주목받는 단일공 로봇 수술은 하나의 절개창으로 모든 기구를 삽입해 수술을 시행한다. 그만큼 통증과 회복 기간이 줄어 흉터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기존 복강경 수술보다 시야 확보와 조직 보존 면에서 정밀성이 우수하다. 복잡한 염증성 질환에서도 효과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김씨는 게실염을 진단받은 지 2년 만에 수술대에 올랐다. 그사이 수차례 재발을 겪으며 삶의 질이 크게 떨어졌다. 로봇 수술을 통해 장 건강을 회복한 그는 생활습관까지 개선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서 교수는 “게실염은 초기에 잘 관리하면 약물치료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며 “복통이나 변비가 지속할 경우 방치하지 말고 조기에 진료를 받아 장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영경([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