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 발행 중단으로 관심 폭증 오류·재질·유통량 따라 가격↑ 쿼터·다임도 거래 활발해 인기 앱·웹사이트서 가치 확인 가능
페니 발행 중단 발표 후 희귀 동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앱으로 동전의 가치를 측정하는 모습. 김상진 기자
서랍 속에 굴러다니는 동전들이 어쩌면 수천, 수만 달러짜리 보물일지도 모른다.
생산 단가가 액면가를 웃도는 1센트짜리 동전, 페니의 발행이 곧 중단되면서 수집가들 사이에서 수십만 달러까지 거래되는 ‘희귀 페니’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특정 동전이 수천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한인들 사이에서도 최근 희귀 동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모든 페니가 귀한 건 아니므로, 가치를 알려면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동전의 가치가 제조 시기, 조폐국 표시, 상태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말한다. 본인이 보유한 페니가 진짜 보물인지 알아보려면 특히 연도를 잘 봐야 하는데, 대표적인 연도는 1943년, 1909년, 1982년이다.
가장 가치 있는 페니는 1943년에 발행된 구리 페니다. 해당 연도에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대부분의 페니가 구리 대신 강철로 제작됐는데, 극소수만이 구리로 잘못 찍혀 나왔다. 이 구리 페니는 동전 수집가들 사이에서 ‘성배’처럼 여겨진다. 시카고 헤리티지 옥션스 소속 수석 감정사 록사나 우스칼리는 “1943년에 잘못 발행된 구리 페니는 전 세계에 약 20개만 존재하는 희귀품으로, 경매에서 수십만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인기 수집 대상은 1909년에 발행된 페니다. 뒷면 하단에 디자이너 빅터 데이비드 브레너(VDB)의 이니셜이 새겨져 있어서 VDB 페니로 불리는 이 동전은 수량이 극히 적어 고가에 거래된다.
1982년도 페니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 해는 동전 재질이 구리에서 아연으로 전환되던 과도기로, 무게를 재면 금속 구성에 따라 희귀성을 판별할 수 있다. 구리 동전은 약 3.1그램, 아연 동전은 약 2.5그램 정도다. 1982년 구리 페니는 상태에 따라 수천 달러에 거래된다.
페니뿐만 아니라 10센트짜리 다임이나 25센트짜리 쿼터에도 희귀성이 높은 연도가 존재한다. 특히 1980년대 이후에도 오류나 소량 생산으로 인해 가치를 높인 사례가 있다.
대표적인 희귀 다임으로는 1982년에 발행된 노 마크 다임이 있다. 필라델피아 조폐소에서 발행됐지만, 조폐국을 뜻하는 ‘P’ 마크가 빠진 이 동전은 오류로 소량만 유통돼 수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에 거래된다.
또 1996년에는 다임 발행 50주년을 기념해 웨스트포인트(W) 조폐소 마크가 새겨진 ‘1996-W’ 다임 세트가 제작됐다. 유통용이 아닌 수집가 전용이라 세트에서 분리돼 단품으로 시장에 나오면 수천 달러에 이른다.
쿼터 중에서는 2004년에 발행된 위스콘신 주 기념 쿼터가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옥수수 잎 부분에 잎이 하나 더 찍힌 ‘오류 동전’이 있는데, ‘잎 추가’ 쿼터로 불리며 수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에 거래된다.
이처럼 희귀 동전은 대부분 오류로 인해 만들어진 ‘에러 코인’이나 유통량이 적은 특정 연도, 조폐국 마크가 생략된 특이 사례에서 고가를 형성한다. 또 동전의 상태, 특히 흠집이 없는 미사용(Mint State) 여부에 따라 가치가 크게 달라진다.
오래된 동전의 가치는 코인스캐너(Coin Scanner)와 같은 스마트폰 앱이나 전문 웹사이트인 코인 밸류 체커(
coinvaluechecker.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동안 별생각 없이 모아둔 동전 저금통을 한 번 열어볼 때다. 당신의 ‘1센트’가 ‘1만 달러’일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