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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부국’ 기대 부푼 수리남, 독립 50년 만에 첫 여성 대통령 선출

중앙일보

2025.07.0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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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남 야당 지도자 예니퍼 헤이링스 시몬스가 지난 6일(현지시간) 파라마리보 국회에 도착하고 있다. 시몬스 당선인은 지난 5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야당이 최다 의석을 차지한 후 이날 수리남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AFP=연합뉴스
남미 국가 수리남에서 1975년 독립 이후 50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선출됐다.

수리남 국회는 6일(현지시간) 수도 파라마리보 의사당에서 열린 특별 본회의에서 예니퍼 헤이링스 시몬스(71) 국민민주당(NDP) 대표를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수리남은 국회의원 51명 중 3분의 2 이상(34명)의 찬성으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다.

국민민주당은 지난 5월 총선에서 18석을 얻어 원내 1당 지위를 회복한 뒤 다른 5개 정당과 연립을 구성해 34석을 확보하며 시몬스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진보개혁당(VHP)은 17석에 그쳐 대통령 후보조차 내지 않았다.

의사 출신인 시몬스 당선인은 1996년부터 2020년까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으며 2010년부터 10년간 국회의장을 지냈다. 그는 최근 별세한 데시 바우테르서(1945∼2024)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국민민주당 대표직을 맡아왔다.

시몬스 당선인은 이날 “제가 가진 모든 지식과 힘을 동원해 우리가 가진 자원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약속한 뒤 “어떤 직위든, 어떤 정당이든, 어디에 속한 구성원이든 국가를 위한 기여는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975년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한 이후 수리남에 여성 대통령이 나온 건 처음이라고 현지 매체인 타임스오브수리남은 전했다. 시몬스 당선인의 공식 취임식은 오는 16일 열릴 예정이다.

찬드리카퍼사드 산토키(66) 대통령은 시몬스 대통령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며 “새 정부가 국민 신뢰 속에서 비판을 경청하고 수용하면서 열린 마음으로 통치해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수리남 국회는 덧붙였다.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1980년 수리남 군사 쿠데타에 가담해 정부를 무너뜨린 후 군을 장악해 1980년부터 1987년까지 수리남을 통치했다. 1992년 전역 후엔 사업가와 정치인으로 변신했고, 2010년 의회 간접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취임한 후 2020년까지 장기 집권했다.

면적 기준 남한(10만210㎢)보다 1.6배 큰 국토(16만3000㎢·90% 가량은 열대우림)에 60만명이 살고 있는 수리남은 남미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였으나 수년 전에 유전이 발견되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첫 원유 생산은 2028년께 예상된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한영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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