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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CEO 최대 고민거리 '육아·가사'…"기업인 위한 돌봄 지원도 필요"

중앙일보

2025.07.06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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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
한국 여성 최고경영자(CEO)들의 최대 고민거리가 사회적 편견이나 경영 환경보다도 육아·가사 등 일 가정 양립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육아 제도에서 소외되는 여성 기업인들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대한상공회의소 여성기업위원회에 따르면 여성기업인 259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장 큰 어려움으로 ‘육아·가사 등 일 가정 양립 문제’(28.9%)가 꼽혔다. 뒤이어 ‘사회적 편견 및 차별’(22%), ‘경영 경험 부족’(18.9%), ‘시장·판로 개척’(17%), ‘창업자금 확보’(12.9%) 순으로 이어졌다.

여성기업을 위해 필요한 정책 과제로도 ‘자금 지원 확대’(1순위)에 이어 ‘일·가정 양립 지원’이 2순위로 꼽혔다. 결식 아동을 위한 모바일 식사권 플랫폼 ‘나비얌’을 운영하는 김하연 나눔비타민 대표는 “제도권 밖에 있는 여성 CEO에 대한 돌봄 지원과 디지털 전환에 따른 초기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여성기업위원회는 제언문을 통해 “여성 CEO가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제도에서 배제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출산휴가 대체인력 인건비 지원, 세금납부 유예 등 제도적 공백 해소 방안이 필요하다”며 여성 CEO의 공공직장어린이집 입소 우선순위 상향, 지역 돌봄서비스 연계 등을 제안했다.

디지털 전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여성기업 수는 2022년 기준 326만개로, 전체 기업의 40.5%에 달했다. 하지만 80% 이상이 1인 기업이거나 소규모 자영업에 해당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기술 활용 기업 비중은 3.2%로, 남성기업의 3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혁신적인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R&D) 경험과 신기술 도입이 저조한 상황이다. 권우실 스타트폴리오 대표는 “인공지능(AI)·로봇 등 첨단기술과 데이터 인프라를 통합 지원하는 디지털 전환 프로그램은 현장에서 여성기업인들이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여성 기업인을 위해 마련된 ‘여성기업 확인 제도’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하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여성 대표가 운영하는 기업으로 확인되면 공공기관 우선 구매 및 다양한 지원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지만, 설문조사에서 여성 기업인 18.9%만이 활용한다고 답변했다. 여성기업위원회는 “여성기업 전용 보증·투자 상품 마련, 금융기관 실무자 대상 성인지 교육 확대, 미디어 중심의 인식 개선 캠페인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여성기업의 활동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금융·돌봄 등 핵심 분야에서는 여전히 정책화로 연결되지 못하는 지점이 많다”며 “국회․정부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여성기업인의 정책 요구를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나상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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