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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크 "브리태니커·위키피디아도 아프리카 편향적 서술"

연합뉴스

2025.07.06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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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백과사전·어학사전 20종 분석 "가난·질병·분쟁 묘사에 치우쳐"…국내뿐 아니라 해외 교과서까지 왜곡 시정 캠페인 추진
반크 "브리태니커·위키피디아도 아프리카 편향적 서술"
세계 주요 백과사전·어학사전 20종 분석 "가난·질병·분쟁 묘사에 치우쳐"…국내뿐 아니라 해외 교과서까지 왜곡 시정 캠페인 추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단장 박기태)는 해외 백과사전과 어학사전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편향적이고 차별적 표현을 시정하기 위한 캠페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7일 밝혔다.
반크는 브리태니커, 위키피디아, 내셔널 지오그래픽, CIA 팩트북, 옥스퍼드, 콜린스, 메리엄-웹스터 등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영어 백과사전 10종과 어학사전 10종을 자체 분석한 결과, 아프리카와 관련해 왜곡된 서술이 다수 발견됐다고 전했다.
상당수의 사전 사이트가 아프리카 대륙을 '가난', '기아', '질병', '분쟁', '부패', '원시성', '후진성' 등으로만 묘사하거나 아프리카 54개국의 정치·경제·문화 차이를 무시한 채 단일한 대륙으로 일반화해 서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예컨대 브리태니커는 "대부분의 아프리카 정부는 군부나 일당 독재 체제에 의해 통치된다"(Most African governments are controlled by the military or a single party)라고 단정적으로 서술했다.
이는 아프리카 각국의 정치 체제를 획일화한 표현이라고 반크는 지적했다.
실제로 아프리카에서는 1990년대 이후 여러 국가가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했고 안정적인 선거와 정권 교체가 자리 잡은 사례가 적지 않다.
위키피디아도 "아프리카는 기후변화 적응 기술이 부족해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대륙이다"(The scarcity of climate adaptation techniques in Africa makes it the least resilient continent to climate change)라고 서술했다.
하지만 아프리카에는 기후 대응 여건과 정책 수준이 서로 다른 다양한 국가들이 공존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모로코처럼 비교적 체계적인 기후 정책을 추진하는 국가들도 있다고 반크는 꼬집었다.

또 세계 주요 사전 중 일부에서는 'Dark Continent(암흑대륙)', 'Black Africa(검은 아프리카)', 'Third World(제삼 세계)', 'Pygmy(피그미)', 'Bushman(부시맨)', 'Hottentot(호텐토트)' 등 경멸적 용어가 경고 없이 사용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크는 식민주의 시대에 아프리카인을 열등하고 미개한 종족으로 표현하던 인종차별적 용어들이라며 사용자가 비판 없이 편견을 내면화시킬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크는 세계 주요 사전들에 포함된 아프리카에 대한 편향적 표현을 바로잡는 작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분석 작업을 주도한 정인성 반크 청년연구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백과사전과 사전 출판사에 시정 요청 메일을 직접 발송할 예정"이라며 "단어 항목에 경고 문구를 삽입하거나 시대착오적 서술을 삭제·수정하는 방식으로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크는 단순한 항의가 아닌 구체적인 대안과 참고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실천적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세계의 주요 백과사전과 어학사전, 그리고 글로벌 교육 콘텐츠 전반에서 아프리카는 하나의 '문제의 대륙'으로 단정되고 있다"며 "이 같은 인식은 아프리카와의 연대와 협력을 가로막고 세계 시민으로서 우리가 지녀야 할 균형 잡힌 시각을 왜곡시킨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반크는 해외 영어권 교과서에서 아프리카 관련 서술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교과서 출판사와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공식적인 수정 요청도 할 예정이다.
반크는 이미 국내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아프리카 서술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교육부에 시정을 요구하는 '아프리카 바로 알기 교과서 시정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반크가 분석한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 5종과 중학교 사회 교과서 5종에서는 아프리카가 원조와 봉사의 대상으로만 묘사되거나 기아와 내전, 질병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지나치게 치우친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 3종도 유럽의 신항로 개척을 다룬 부분에서 당시에 아프리카 문명이 없었던 것처럼 묘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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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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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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