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손흥민(33, 토트넘)이 끝내 LA행을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 계약 종료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선수 본인은 물론 구단 역시 '즉시 이적'보다는 신중한 선택을 택한 모양새다.
영국 '스포츠몰'은 7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이 LA FC의 이적 제안을 끝내 거절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LA FC로부터 구체적인 제안을 받은 상황이었다. 최근 올리비에 지루의 이적으로 공격진에 공백이 생긴 LA는 손흥민을 대체 자원으로 낙점하고 협상에 나선 바 있다.
스포츠몰은 손흥민이 이번 여름 이적을 서두르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손흥민은 내년 1월부터 자유롭게 해외 구단들과 협상할 수 있는 신분이다. 올초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지 않았다면, 이미 자유계약 대상이 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토마스 프랭크 신임 감독은 적절한 제안이 들어올 경우 손흥민의 이적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구단 역시 상업적 이유 등 복합적인 고려 끝에 손흥민의 잔류를 용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8월 3일 뉴캐슬과 한국에서 치르는 프리시즌 친선전에서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는 것은 구단의 중요한 마케팅 자산 중 하나다.
손흥민 본인 역시 미국행을 '합리적인 옵션'으로 고려하긴 했지만, 당장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향후 몇 달간 선택지를 검토하며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직 장기 재계약 가능성이 열려 있지 않은 만큼, 토트넘에서 계약을 끝까지 소화한 뒤 새로운 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손흥민을 향한 사우디 프로리그 구단들의 관심도 여전하다. 주급 약 20만 파운드(약 3억 5천만 원)를 받는 손흥민은 중동행 시 현재보다 높은 대우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미러'는 "손흥민이 사우디 구단들의 움직임을 의식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적이 성사될 경우 상당한 보수를 받을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2015년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약 2,590만 파운드(약 550억 원)에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현재까지 공식전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 101도움을 기록하며 클럽의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다. 지난 시즌엔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올리며 토트넘 역사에 또 하나의 발자취를 남겼다.
손흥민의 거취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스포츠몰은 "손흥민이 올여름을 넘겨도 내년 1월 혹은 계약 만료 시점에 다시 MLS행을 고려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토트넘은 손흥민 이후를 대비한 움직임도 병행하고 있다. 구단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모하메드 쿠두스를 1순위 타깃으로 두고 있으며, 5,000만 파운드(약 933억 원) 규모의 첫 제안은 거절당했지만 재차 접근할 계획이다. 쿠두스는 이미 토트넘과 개인 합의를 마친 상태다.
에베레치 에제(크리스탈 팰리스)도 대안으로 거론됐지만, 토트넘은 현재 쿠두스에 집중하면서 에제 영입전에서는 한발 물러섰다. 이는 라이벌 아스날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토트넘 유소년팀 출신 마이키 무어 역시 잠재적 대체 자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구단은 곧 성인이 되는 무어에게 새로운 계약을 제안한 상태다.
결국 손흥민의 운명은 이번 시즌 초반 경기력과 프랭크 감독 체제 내 입지에 달려 있다. 선수의 결정과 구단의 판단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또 하나의 '레전드의 마지막 챕터'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