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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수만 되면 4위다'…中, 인도네시아 몰수패 시나리오에 전 국민이 매달린다

OSEN

2025.07.0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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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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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걸까. 중국 축구가 이번에도 ‘남 탓’에 빠졌다.

중국 소후 닷컴은 7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의 월드컵 플레이오프 진출은 문제가 많다. 귀화 선수의 절차 문제가 분명히 문제가 될  수 있다"라면서 "만약 귀화 문제가 발생하면 당연히 같은 조 4위인 중국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라운드 C조에서 5위에 머물며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이번 대회는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되는 첫 번째 월드컵이지만, 중국은 확대된 티켓의 수혜를 받지 못하게 됐다.

중국의 탈락이 확정된 직후, 일부 중국 언론은 조 4위로 4차예선에 진출한 인도네시아가 규정에 어긋나는 귀화 선수를 기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네덜란드 출신 선수들을 중심으로 자격 논란이 불거지며 현지 팬들 사이에서 몰수패 가능성이 거론됐다.

이러한 보도가 퍼지자 일부 중국 팬들 사이에서는 인도네시아가 몰수패로 탈락하면 중국이 4위로 다시 올라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해당 귀화 선수들은 FIFA와 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현실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중국은 마지막 경기에서 바레인을 꺾었지만, 조 5위로 탈락했다. 4위 인도네시아에 승점 3점이 뒤져 아쉽게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후다. 일부 중국 팬들은 “인도네시아 귀화 선수들이 규정 위반”이라며 몰수패 가능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타깃이 된 건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네덜란드 출신 골키퍼 마르텐 파에스. 그는 네덜란드 U-21 대표 출신으로, 현재는 인도네시아 대표로 뛰고 있다. 일부 팬들은 그가 ‘이중국적’이라며 규정 위반이라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 파에스는 이미 FIFA의 공식 승인을 받았고,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서도 귀화가 인정됐다.

또 다른 논란은 저우 얀. 네덜란드 출신 귀화 공격수인 그는 인도네시아 혈통이 없다는 이유로 시비 대상이 됐지만, 이 또한 지난해 귀화가 완료되며 FIFA의 허가를 받은 상태다. 하지만 이런 사실조차 무시한 채, 일부 중국 매체와 팬들은 “몰수승이면 우리가 4위다”라거나 “공정하지 않다”며 억지를 부리고 있다.

“질의하는 자가 증거를 제시하라”는 기본 원칙조차 무시한 채,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연일 귀화 의혹이 쏟아진다. 중국의 국제 이민 전문 변호사가 직접 “CAS에서도 인도네시아 귀화를 인정했다. 새로운 증거가 없는 한, 제재는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지만 중국내 여론은 다르다.

FIFA에 공식 항의조차 접수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시나리오에 중국 팬들이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결국,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중국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일부 팬들과 미디어는 '남 탓'을 하며 비현실적 시나리오에 집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몰수패로 4위가 될 것이라는 망상은, 아쉬움이 아닌 체념을 이기지 못한 희망고문일 뿐이다.

중국 축구가 진정 반등을 원한다면, 먼저 남 탓을 멈춰야 한다. 지금처럼 현실을 외면한 채 “우리가 올라가야 할 자리였다”는 망상에 빠진다면, 다음 월드컵도 안방에서 중계로 보게 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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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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