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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장교 "이스라엘 공습에 지도부 95% 사망, 지휘·통제 붕괴"

중앙일보

2025.07.06 21:20 2025.07.06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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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폭발로 인한 연기가 치솟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력을 80%가량 상실했다는 하마스 보안군 고위 장교의 발언을 BBC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고위 장교는 BBC에 보낸 음성 메시지를 통해 수개월간 계속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하마스의 지휘 및 통제 체계가 붕괴됐으며 지도부의 95%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자전쟁 첫 주에 부상을 입고 현장에서 물러난 상태라고 하면서 "현실적으로 말하면 안보 구조가 거의 남지 않으며 95%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지도부가 모두 사망했다"며 "현역에 있던 인물들도 모두 전사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전쟁을 촉발했다. 이후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맞서 게릴라전을 이어 왔다.

이 고위 장교는 하마스가 올해 초 이스라엘과 57일간 휴전했을 당시 정치·군사·안보 위원회를 재구성하며 조직 재편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3월 휴전 연장 협상이 결렬된 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남은 지휘 체계에 대해 공격을 감행했고 하마스는 급격한 혼란에 빠졌다고 그는 전했다.

이 장교는 이어 "보안 상황에 대해 확실히 말하자면 완전히 무너졌다. 어디에도 통제가 없다"며 치안 또한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하마스의 가장 강력한 보안 기관인 '안사르'를 약탈했고 매트리스, 심지어 (건물의) 아연판까지 모든 것을 훔쳤지만 아무도 개입하지 않았다"라며 "경찰도, 보안군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하마스의 통제력은 '제로'(0)이다. 리더십도, 지휘도, 소통도 없다"라며 "월급은 밀리고, 받는다고 해도 쓸 수도 없다. 월급을 받으려다 죽는 사람도 있다. 완전 붕괴 상태다"라고도 덧붙였다.

이 장교는 치안 공백 속에서 지역 부족과 연계된 무장 단체들이 점차 세력을 키우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 단체들은 자금과 무기, 병력을 갖추고 있으며 가자지구 남부를 중심으로 전 지역에서 활동 중이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단체는 베두인족 출신 야세르 야부 샤바브가 이끄는 조직으로 최근 이스라엘이 이 조직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장교는 하마스가 야부 샤바브에게 거액의 현상금을 내건 배경에는 그가 무장 단체들을 하나로 규합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가자지구 소식통은 야부 샤바브가 하마스를 전복시키기 위한 공동 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해 다른 무장 세력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해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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