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는 권오갑 회장이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필리핀·싱가포르·베트남 등 동남아 3개국을 방문해 사업장을 점검한다고 7일 밝혔다. 지난 3일 HD현대 사장단 회의에서 위기 대응 전략을 논의한 이후 해외 현장 행보에 나선 것. 권 회장은 당시 사장단에 “직접 현장에 자주 나가 미흡한 점이 없는지 확인해달라”며 현장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권 회장이 찾는 동남아 3개국은 조선·정유 등 HD현대의 핵심 사업 영역이 집중된 거점 지역이다. 권 회장은 각 지역에서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현지 임직원과 소통할 계획이다. 필리핀에는 HD한국조선해양이 일부 시설을 임차해 운영하는 수빅조선소가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5월 이곳에서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시작한 이후 현재는 선박 건조까지 진행하고 있다.
물류 핵심 지역인 싱가포르에는 HD현대오일뱅크와 HD현대마린솔루션의 현지 법인이 자리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이곳에서 선박 등을 임차해 석유화학 제품을 거래·유통하고 있다. 엔지니어링 서비스 업체인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세계 최대 환적 항구인 싱가포르항에서 선박 MRO를 진행하고 있다. 권 회장은 이곳에서 현지 영업 전략과 주요 사업 현황을 보고받을 계획이다.
베트남 중부 칸호아성에는 HD현대미포의 베트남 자회사 HD현대베트남조선(HVS)이 있다. 1996년 선박 수리 법인으로 출발한 HVS는 2000년대 후반 선박 건조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까지 200척이 넘는 선박을 수주했다. HD현대는 HVS의 설비를 지속 확대해 2030년까지 연간 건조 능력을 현재 15척에서 23척까지 늘릴 계획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동남아 3개국 방문은 글로벌 핵심 거점의 운영 현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현지 임직원과 직접 소통해 사업 추진 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권오갑 회장은 평소에도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주요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는 현장 경영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