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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불참' 브릭스, 공동선언문 발표…"美 이란 핵시설 타격·관세 비판"

중앙일보

2025.07.06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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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제17차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정상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에서 다섯 번째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신화=연합뉴스
비(非) 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CIS) 회원국들이 이란 핵 시설 공격, 관세 정책 등 미국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브릭스 회원국들은 이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17차 정상회의에서 사전 조율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정상회의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기존 회원국 5개국에 이집트·에티오피아·이란·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인도네시아 등 6개국이 새로 합류한 뒤 처음 마련된 자리로, 7일까지 이틀 간 열릴 예정이다.

브릭스 국가들은 공동 선언문에서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격을 강력 비판했다. 이들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완전하고 안전한 감시 하에 있는 평화적인 이란 핵 시설을 고의적으로 공격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중동 안보 상황을 악화시키고 국제법과 유엔(UN) 헌장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도 비판했다. 브릭스 국가들은 "우리는 무역을 왜곡하고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배되는 일방적 관세 및 비관세 조치의 증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정상회의 개최국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한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해 "군비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나토의 국방비 GDP 5% 인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압박해 온 부분이다.

다만 브릭스 국가들이 공동 선언문이나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다. 미국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면서도 외교적 마찰은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브릭스는 또 공동 선언문에서 "가자지구의 인도적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이 부분에서도 이스라엘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는 직접 거론하며 비판했다."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공격을 가장 강한 어조로 규탄한다"고 하면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화상으로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브릭스 주요국인 중국과 러시아 정상은 불참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집권 후 첫 불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체포 대상에 올라 있어 영상 회의로 대체했다. 대신 중국은 리창 국무원 총리가, 러시아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각각 참석했다. 이란, 이집트도 각국 대통령 대신 대표단이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영상 연설에서 "자유주의적 세계화 모델은 낡았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 시장들이 교역에서 각자 자국 통화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며 '탈(脫) 달러'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또 "브릭스의 영향력이 주요 7개국(G7) 같은 다른 국제 연합체와 비교해 구매력평가지수(PPP) 등에서 더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브릭스는 달러 기준 명목 GDP 비중이 세계 경제의 약 39%에 달한다. 또 브릭스 국가들은 전 세계 희토류 광물 매장량의 약 72%를 보유하고 있으며, 원유 생산량은 전 세계의 43.6%다. 2026년 브릭스 정상회의는 인도에서 열린다.



하수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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