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식품·유통업계가 여름철 먹거리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달 중 대규모 할인 행사를 추진한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는 라면, 빵, 커피 등 주요 소비 품목을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일 관련 기업들과 간담회를 열고, 여름 휴가철 가공식품 할인 방안을 논의한 뒤 행사 시행을 확정했다. 이는 지난 2일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른 후속 조치로, 정부와 여당은 가공식품 가격 인상 억제 등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 대응 방침을 세운 바 있다.
6월 기준 가공식품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4.6% 상승해,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주요 식품업체들과 물가 부담 완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다음 달까지 공동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할인 품목은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라면, 빵 외에도 아이스크림, 주스, 삼계탕 등 여름철 인기 제품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농심은 대형마트에서 일부 라면을 16∼43% 할인해 판매하고, 편의점에서는 2+1 행사를 진행한다. 특히 비빔라면 제품인 ‘배홍동’은 오는 17일까지 최대 43% 할인 판매된다.
오뚜기는 이달 중 대형마트에서 일부 라면을 10∼20% 할인하고, 편의점에서는 1+1, 2+1 행사 등을 병행한다. 편의점에서는 진라면과 짜슐랭 용기면이 2+1로 제공되며, 팔도 제품 중 일부는 최대 50% 할인된다.
SPC는 식빵과 호떡 등을 포함한 제품을 대형마트에서 오는 17일까지 최대 50% 할인 판매하며, 동서식품은 스틱·캔 커피를 1+1 또는 최대 40% 할인 행사로 제공한다.
또한 CJ제일제당(비비고)과 대상(종가)은 김치 제품을 대상으로 온라인몰, 홈쇼핑, 오프라인 매장에서 각각 1+1 또는 30∼35%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정부는 다음 달에도 가공식품 가격 동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할인 행사를 추가 협의할 계획이다. 동시에 기업의 해외 진출, 식품 원료 수급 개선 등 과제에 대해서도 업계와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식품업계의 원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커피와 코코아 등 21개 수입 원재료에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해당 품목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조치도 올해까지 유지한다. 또한 식품 원료 구매자금에 대한 지원도 확대해왔다.
6월 기준 가공식품 73개 품목 중 62개 품목의 가격이 전년 대비 상승했다. 오징어채(48.7%), 양념 소스(21.3%), 차(20.7%), 초콜릿(20.4%) 등은 상승 폭이 컸고, 김치(14.2%)와 커피(12.4%), 맛김(12.0%), 시리얼(11.6%)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라면은 6.9%, 빵과 소시지는 각각 6.4% 상승했다.
농식품부는 주요 원·부자재 가격, 인건비, 에너지 비용 등의 상승이 식품기업의 원가 부담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팜유와 설탕 등 일부 원재료 가격과 환율이 최근 안정세를 보이면서, 향후 기업들의 부담이 일부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