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공식전에서는 한국에 번번이 무릎 꿇었지만, 친선전에서는 강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대회 개막전에서 중국과 맞붙는다. 한국은 중국과 첫 경기를 시작으로 11일 홍콩, 15일 일본과 격돌한다. 경기는 모두 용인에서 치러지며 3경기 성적에 따라 그대로 최종 순위가 결정된다.
이번 대회는 내년 여름으로 다가온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소화하는 홍명보호의 첫 공식 일정이다. 한국은 지난달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조 1위로 통과하며 11회 연속이자 통산 12번째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국내파 선수들로서는 월드컵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동아시아컵은 FIFA가 주관한 A매치 기간에 열리는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유럽파 차출은 불가능하며 중동 리거들도 합류하지 않기로 했다. 이 때문에 홍명보 감독은 K리거 23명(1부 22명, 2부 1명), 일본 J리거 3명으로 26인 최종 명단을 꾸렸다.
홍명보호의 목표는 역시 우승이다. 물론 옥석 가리기도 중요하지만,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자존심도 잃을 수 없다. 손흥민을 대신해 이번 대회 주장을 맡는 베테랑 골키퍼 조현우도 "굉장히 중요한 대회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우승해야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은 3년 전 열린 지난 대회에선 일본에 0-3으로 패하는 '요코하마 참사' 끝에 2위를 기록했다.
홍명보 감독은 "모두에게 현재 또는 미래를 위해 중요한 대회다. 일본은 어제 리그 일정을 치르고 오기도 했다. 각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모든 경기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신예 발굴과 챔피언 탈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홍명보호. 실제로 홍명보호는 대표팀에 처음 승선한 선수만 9명이나 된다. 공격수 이호재(포항)와 강상윤, 김태현(이상 전북), 이승원(김천), 모재현, 서민우(이상 강원), 서명관, 변준수, 김태현(가시마)가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월드컵이 1년밖에 남지 않은 만큼 이들을 실전에서 테스트할 마지막 기회다.
우선 중국을 잡아내고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는 대표팀이다. 중국은 지난달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을 경질한 뒤 급하게 데얀 주르예비치 감독을 임시 선임하며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된 만큼 베테랑 선수들을 제외했다.
이번 대회에서 2000년대생 선수들을 대거 발탁하며 세대 교체에 초점을 맞추는 중이다. 단 베테랑을 제외하고 최선의 멤버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특히 주르예비치 감독이 중국 연령별 대표팀 감독 출신인 만큼 젊은 자원들을 잘 활용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주르예비치 감독도 "우리에겐 새로운 시기이고, 좋은 시작을 하고 싶다. 좋은 선수들을 보유한 만큼 좋은 퍼포먼스가 나오길 희망한다. 다른 세 팀은 강팀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경기력이 나오도록 하고 싶다"라며 "우리 팀은 매우 열려 있다. 선수단을 테스트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중국 '즈보 닷컴'은 동아시안컵을 앞두고 각국 대표팀의 전력 차이를 강조하며, 이번 대회에 대한 중국 내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매체는 중국이 사실상 1군을 파견한 반면, 한국은 2군, 일본은 3군에 가까운 선수단을 구성했다라면서 기대했다.
한마디로 자신들은 1군, 한국은 2군, 일본은 3군이라 다 해볼만하다는 것. 과연 중국의 희한한 계산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중국 ''소후' 아시아 무대에서 한국은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최대 라이벌로 꼽힌다. 1980년대 중국이 전성기를 누릴 당시에는 양 팀이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최근 한국이 압도적인 우위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2003년 제1회 동아시안컵부터 2026년 월드컵 아시아 예선 2차전까지 양국은 14차례 맞붙어 중국이 2승 3무 9패로 크게 밀렸고, 최근 5경기에서는 5연패와 함께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이런 상황서도 행복 회로를 돌리는 이유는 간단했다.
소후는 "중국 대표팀은 "친선 경기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공식전과 달리 비공식 경기에서는 심리적 부담이 적어 오히려 평소 이상의 경기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특성 덕분에 중국은 강팀을 상대로도 의외의 결과를 만들어내곤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특히 이번 동아시안컵에서는 한국이 유럽파 없이 국내파 위주로 대표팀을 꾸린 만큼, 중국 현지에서는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심리적 부담이 적은 상황에서 중국 대표팀이 평소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라고 이변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