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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새벽, 한국에 '트럼프 레터' 올까…방미 위성락 "중대 국면"

중앙일보

2025.07.06 22:59 2025.07.07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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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정한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한(8일ㆍ현지시간)을 목전에 두고 무역 협상 타결을 종용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막바지 압력이 고조되고 있다. 대미(對美) 관세 협상의 중대 기로에 놓인 6일 워싱턴 DC를 급히 찾은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관세 협상의 절충점 모색, 한ㆍ미 정상회담 조기 성사를 위해 총력전을 편다는 각오다.

각국과 협상을 동시다발적으로 벌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는 비교적 명확하다. ‘무역 협상을 타결지을 것인가, 아니면 상호관세율이 적시된 이른바 트럼프 레터를 받을 것인가’로 요약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취재진과 만나 “월요일(7일) 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며 12개국이 될 수 있다. 15개국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날 서한 발송 대상국을 12개국이라 한 것에서 다시 약간의 변화가 생긴 셈이다. 이어 “화요일(8일)과 수요일(9일)에도 일부 발송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브릭스 반미 동조 국가엔 추가 10%”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서한을 발송하는 구체적인 시점까지 특정해 공개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전 세계 여러 국가에 대한 미국의 관세 서한, 그리고(또는) 합의가 7월 7일 낮 12시(한국시간 8일 오전 1시)부터 발송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글에서는 “브릭스(BRICS)의 반미 정책에 동조하는 모든 국가에는 추가로 10%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했다. 브릭스는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ㆍ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비(非)서방 신흥 국가들의 경제 연합체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앞줄 가운데) 브라질 대통령의 발언을 나렌드라 모디(앞줄 왼쪽) 인도 총리, 시릴 라마포사(앞줄 오른쪽)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듣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9일이나 8월 1일이 되면 관세율이 변경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9일까지는 대부분의 국가를 마무리지을 것이다. 서한을 받거나 합의가 되거나”라고 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상호)관세는 8월 1일부터 발효될 것이다. 대통령은 지금 관세율과 합의를 설정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9일까지 마무리…서한 아니면 합의”

이와 관련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향후 72시간 동안 매우 바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상을 진전시키지 않으면 8월 1일에 (상호관세율을 처음 발표한) 4월 2일 관세 수준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CBS 인터뷰에서 “미국은 모든 국가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시한이 있고, 거의 (합의에) 가까워진 사안들이 있다. 이 사안들은 아마도 시한을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한까지 일부 국가와는 협상 타결이 가능할 것이며 ▶합의가 임박한 국가에 대해서는 유예 시한을 일부 넘길 수 있지만 ▶협상에 진전이 없는 국가들에는 4월 2일 발표한 상호관세율 수준이 적시된 ‘트럼프 레터’를 받아들게 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베센트 장관은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는 전술”이라는 표현을 썼다. 다만 상호관세 발효일이 8월 1일이라고 재확인한 점에 비춰볼 때 7~9일 사이 트럼프 레터가 날아들더라도 이달 말까지 약 3주간 ‘협상의 시간’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위성락, 루비오 국무장관 등 접촉

미국에 도착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을 만나 미국과 협의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7.6   blue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6일 워싱턴을 찾은 위 실장은 8일까지 머물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 정부 고위 인사들과 접촉할 계획이다. 위 실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시켜 최대한 협상의 시간을 벌고 나아가 이 대통령의 방미 일정과 한ㆍ미 정상회담 의제 관련 논의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위 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ㆍ미 간) 협상이 꽤 중요한 국면으로 움직이고 있어 좀 더 고위급에서 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저라도 와서 대응하는 게 맞다고 판단해 왔다”며 방미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까지의 협상 상황과 관련해선 “서로 협의가 좀 진행됐기 때문에 좀 더 입장들이 명료해졌다고 할 수 있다”며 “지금은 미국이 어떤 판단을 하려고 하는 국면이고 우리도 거기에 대응해 판단을 해야 하는 때”라고 밝혔다. 방미 기간 이번 협상과 관련해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여기 있는 동안 그런 판단이 있다기보다 저도 협의를 하고 또 그 협의를 갖고 가서 서로 그다음 단계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위 실장은 미국 측과의 협의 과정에서 방위비 문제도 의제에 오르느냐는 질문에 “여러 이슈가 협의 대상이 된다”며 논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방위비 이슈가 관세 협상과 연동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슈들이 서로 얽혀 있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ㆍ미 정상회담 개최 협의 상황과 관련해선 “조속히 하자는 데에 공감대가 있고 좀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 단계까지 아직 이르지는 않아 협의를 더 진행해 봐야 한다고 했다.



김형구.조서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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