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유대교 회당에 불 지른 남성 체포…테러 혐의 조사
인명피해 없어…"반(反)유대주의 맞서 혐오 반대 대책위원회 구성"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호주의 유대교 회당에서 방화 사건이 발생, 경찰이 방화 용의자를 체포해 기소하고 반(反)유대주의 테러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AP·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4일 밤 호주 남동부 빅토리아주 멜버른의 한 유대교 회당에 34세 남성이 불을 질렀다.
이 남성은 회당에 들어가려다가 회당 측에서 현관문을 열어주지 않자 문에 가연성 액체를 붓고 불을 지른 뒤 달아났다.
당시 금요일 저녁 안식일을 맞아 신도 약 20명이 회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다가 불이 나자 회당 뒤쪽으로 무사히 탈출했으며, 출동한 소방관들이 불을 껐다.
경찰은 방화 용의자를 체포해 방화, 무기 소지 등 혐의로 기소했으며, 범행 의도와 배경 이념을 계속 조사해 이 사건이 테러인지 확인하기로 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성명을 내고 평화로운 저녁 식사를 하던 사람들이 비겁한 폭력행위로 방해받았다면서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었다"고 규탄했다.
경찰은 이번 방화 사건과 비슷한 시간에 멜버른 북부 교외에서 괴한이 한 사업체 차량 3대에 반유대주의 구호를 낙서하고 방화한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멜버른이 속한 빅토리아주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반유대주의 등 폭력 시위 진압 권한을 강화하는 법률 제정을 돕기 위해 혐오 반대 대책위원회를 출범할 예정이다.
저신타 앨런 빅토리아주 주총리는 이날 방화 사건이 발생한 회당을 방문, 기자들에게 "불길이 이 유대교 회당 정문까지 번지자마자 진압됐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반유대주의를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과 빅토리아주 경찰청장, 멜버른 시장, 경찰 관계자들이 포함된 태스크포스(TF)가 유대인 지역사회 대표 등과 함께 이번 주 첫 회의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이후 호주에서는 유대인 관련 방화, 주택 파손 등 반유대주의적 폭력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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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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