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미중 갈등으로 국외 자본을 유치하려는 중국 본토 기업들이 미국 대신 홍콩 증시로 몰리면서 올해 상반기 홍콩증시 상장을 신청한 기업이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홍콩증권거래소 자료를 토대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1∼6월 홍콩거래소에 신규 기업공개(IPO)나 2차 상장을 신청한 기업은 모두 208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전에 상반기 최다 상장신청이 이뤄졌던 2021년의 189개 기업을 넘어선 역대 최다 기록이다.
홍콩거래소에는 지난 6월에만 75개 기업이 상장을 신청했는데 이 역시 한 달 기준으로는 신기록이라고 FT는 전했다.
상장신청 기업이 급증하면서 홍콩 증시는 상장 규모 면에서도 글로벌 1위로 올라섰다.
KPMG에 집계 자료에 따르면 홍콩 증시의 올해 상반기 신규 IPO 및 2차 상장 자금조달 규모(기업인수목적회사 제외)는 138억달러(약 18조9천억원)로, 나스닥(92억달러, 12조6천억원), 뉴욕증권거래소(78억달러, 10조7천억원)를 따돌리고 1위였다.
홍콩 IPO 시장 활황은 관세전쟁 등으로 미중 긴장이 고조된 데에 영향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갈등이 격화하자 외국 자본을 유치하려는 중국 본토 기업들이 지정학적 위험을 피하고자 미국 등 서방 국가 대신 홍콩 증시에 상장하려는 추세가 뚜렷해졌다.
KPMG에 따르면 올해 홍콩증시 상장을 신청한 기업 중에는 이미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한 뒤 홍콩에서 2차 상장을 하려는 기업 47개가 포함돼 있다.
FT는 "이러한 중국 본토 상장기업의 홍콩 상장은 작년부터 홍콩 자본시장 활동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들 중국 기업은 국내 경제가 침체에 가까워지면서 해외 진출에 투자하고자 외국에서 자금을 조달하려 한다"며 "미중 긴장 고조와 상장폐지 위협을 고려할 때 홍콩은 역외상장을 원하는 중국 기업 입장에서 현재 유일한 현실적인 선택지"라고 짚었다.
FT는 또한 최근 홍콩증시 급등으로 중국 투자자들이 홍콩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고, 중국 본토에 비해 자금조달 면에서 개방적이며, 미국 달러화에 연동된 홍콩달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중국 본토 기업들을 홍콩 IPO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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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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