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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유흥식 추기경 접견…“교황 방한 때 北 들러보시면 어떨까”

중앙일보

2025.07.07 00:57 2025.07.07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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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을 만나 레오 14세 교황의 북한 방문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유 추기경을 만나 “한국의 천주교회가 인권과 평화에 관심도 많으시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회복하는데도 참으로 큰 역할을 해주셔서 국민을 대표해서 감사드린다”며 2027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서울 가톨릭 세계청년대회에 레오 14세 교황이 직접 참석하는지 물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유흥식 추기경을 접견하고 있다.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유 추기경이 “교황께서 당연히 오신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에 관심도 많으신데, 오시는 길에 북한도 한 번 들러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제안했다. 그러자 유 추기경은 “콘클라베(교황 선출 투표)에서 교황님이 되셨을 때 한반도 평화를 위해 크게 뭔가 이뤄지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며 “2027년에 교황이 한국에 오시면서, 이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 사진 찍는 모습이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화답했다.

이날 접견에서는 이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의 면담 일정도 논의됐다. 유 추기경은 “교황께서 (이 대통령의) 친서도 잘 받았다고 했다”며 “한국에 오기 전 ‘이 대통령을 로마로 초청해도 되냐’고 물었더니, 교황께서 ‘물론이다. 초청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가능하면 2027년 전에 한 번 찾아 알현할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8년과 2021년 두 차례 교황청을 찾아 당시 프란체스코 교황의 방북을 제안했다. 당시 프란체스코 교황은 “북한의 초청장이 오면 기꺼이 갈 수 있다”는 취지로 답했으나, 실제 방북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평화와 한반도의 안정에 대해 천주교가 각별한 관심을 갖고 계시는데, (2027년 방한) 그 이전이라도 남북관계 개선에 교황청이 좀 특별한 기여·역할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유 추기경에게 당부했다.

비공개 면담에서도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대화가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가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긴장완화·신뢰구축 조치를 통해 대화의 문을 열기 위해 노력 중인 만큼 교황청의 계속적인 지지와 지원을 기대한다”고 당부했고, 유 추기경은 “레오 14세 교황도 남북관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는 취임 직후 대북 전단 살포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시키며 북한과의 긴장 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한도 이에 호응해 대남 방송을 중단한 상태다.



오현석.김지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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