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김혜성은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LA 다저스 김혜성이 환상적인 호수비 2개로 다저스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김혜성은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 6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
타석에서는 안타 1개만 추가했지만 이날 김혜성이 빛났던 곳은 수비였다. 경기 초반 두 차례나 수비에서 팀을 위기에서 건져냈다. 1회초 2사 1,2루에서 크리스티안 워커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2루를 넘어 유격수가 위치한 곳까지 쫓아가서 타구를 건져냈고 돌아서서 점프 스로우로 아웃을 잡아냈다.
2회초에도 선두타자 야니어 디아즈의 타구가 비슷한 곳으로 향했고 김혜성은 똑같은 장면을 연출해내며 1루에서 아웃시켰다. 야니어 디아즈의 타구가 좀 더 난이도가 높았다. 1루 송구가 원바운드로 향했지만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의 포구도 훌륭했다.
다저스 경기를 전담 중계하는 ‘스포츠넷 LA’의 중계진, 조 데이비스 캐스터와 오렐 허샤이저는 김혜성이 선보인 두 차례 호수비를 두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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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호수비를 펼친 뒤 “정말 보석 같은 수비를 펼쳤다. 김혜성은 경기 전에 무키 베츠와 함께 이런 장면을 연습했는데 연습한 보람이 있었다. 루틴처럼 정확하게 송구가 마무리 됐다”라며 “이런 플레이들이 쿠퍼스타운으로 이끄는 것이다. 김혜성은 KBO에서 매년 골든글러브를 받던 선수였다. 김혜성의 스피드 덕분에 넓은 수비 범위를 가질 수 있었고 몸을 비틀어서 정확하게 송구로 연결시켰다. 정말 환상적이었다”라고 극찬했다.
숨 쉴 틈도 없이 현지 중계진은 두 번째 호수비에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2회초 두 번째 호수비 이후에는 “김혜성이 또 다시 잡아서 점프해서 던졌다. 와! 정말 인간 하이라이트 필름인 김혜성이다. 좀 전 호수비보다 이번 수비가 더 멋졌다”며 “화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점프 캐치였다. 정말 보는 재미가 있다”라고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혜성은 이어 2회말 무사 1루에서 맞이한 첫 타석, 좌전안타를 신고하며 수비에서 좋은 흐름을 공격으로도 이어갔다. 중계진은 “김혜성은 정말 좋은 인상을 주고 있다. 지금까지 자신이 더 많은 출장 기회를 받아야 한다는 증거를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저스 선수단 상황도 김혜성이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주전 3루수 맥스 먼시가 지난 3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 경기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수비 과정에서 상대 주자와 부딪혔고 MRI 촬영 결과 무릎 골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우려할 만한 구조적 손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6주 아웃 소견이 나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왼발 통증, 키케 에르난데스는 왼쪽 팔꿈치 통증, 그리고 토미 에드먼은 오른쪽 새끼발가락에 미세 골절 부상을 당했다. 먼시를 제외하면 모두 부상자 명단에 오를 정도의 심한 부상은 아니다. 하지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는 올해 초 사타구니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다녀왔고 에드먼 역시 오른쪽 발목 염좌로 3주 가량 결장했다. 키케는 한 달 가량 이어진 만성 통증이다.
내외야 주요 자원들이 부상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김혜성을 중용할 수밖에 없는 다저스의 상황이다. 무엇보다 김혜성은 선발로 나설 때마다 자신이 왜 중용 받아야 하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현지 중계진도 김혜성을 지원사격 하는 상황. 김혜성은 외부 요인과 자신의 힘으로 다저스에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