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경험 각국 외교관 "관례 무시에 기존과 다른 준비 필요"
"'TV 쇼' 관점서 접근해야", "'외교적 주짓수' 소화 역량 보여줘야"
'백악관 봉변' 피하려면…"트럼프 칭찬하고, 악력 키워라"
정상회담 경험 각국 외교관 "관례 무시에 기존과 다른 준비 필요"
"'TV 쇼' 관점서 접근해야", "'외교적 주짓수' 소화 역량 보여줘야"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공개석상에서 트럼프의 체면을 구기지 말라. 트럼프를 진심으로 칭찬하라. 그럼에도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리라 기대하지 말라. 그리고 혹시 모르니 '악력'을 기르라.
과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경험한 각국의 고위 외교 관계자들이 현재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을 전 세계의 동료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고 CNN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상적인 외교 관례를 무시하고 상대국 정상에게 면박을 주기 일쑤인 트럼프 대통령식 정상회담에서 당황하지 않으려면 기존과 다른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1기 트럼프 행정부 당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관여했던 제라르 아로 전 미국 재 프랑스대사는 "공개 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선 안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체면이 구겨지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칭찬이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백악관 루퍼스 기포드 전 주덴마크 미국대사는 말했다.
그는 "감사를 표현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찬사를 전해야 한다"며 "백악관 한쪽에는 '북한' 같은 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를 찬양하듯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칭찬을 쏟아부을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기포드 전 주덴마크 대사는 그러면서도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 정상의 평정심을 잘 무너뜨린다"고도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리얼리티 TV쇼 진행자로 큰 인지도를 얻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있다.
가브리엘 란츠베르기스 전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텔레비전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외국 정상의 백악관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 본인을 '알파 리더'로 돋보이게 할 기회다. 타인을 배척하고 밀어내는 것, 아시다시피 다 '쇼'"라고 말했다.
아르투로 사루칸 전 주미 멕시코대사는 2기 행정부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방식에 대해 "외교적 반달리즘(공공 기물 파손), 외교적 트롤링(의도적으로 남의 화를 돋우는 장난)"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국 정상이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한 "외교적 주짓수"를 어느 정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이런 정신무장뿐 아니라 신체적인 준비가 필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처음 만난 2017년 손가락 끝마디가 하얗게 변할 정도로 강렬한 악수를 나눠 화제가 됐다. 유사한 장면이 올해 2월 마크롱 대통령을 다시 백악관에서 만났을 때도 반복됐다.
아로 전 프랑스대사는 "조심하시라. 트럼프 대통령이 손을 사정없이 잡을 수 있다. 거기에 맞설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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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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