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차 동원 대규모 공격→드론 지원 소규모 전환
각 전선에 혼선…"쿠르스크 철수 전 미리 구축했어야" 지적
러 공세변화에 우크라 방어전략도 재편…병력난에 어려움
장갑차 동원 대규모 공격→드론 지원 소규모 전환
각 전선에 혼선…"쿠르스크 철수 전 미리 구축했어야" 지적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러시아가 장갑차를 동원한 대규모 편대 공격에서 드론 지원을 받는 소규모 부대 공격으로 전환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방어 전략도 바뀌고 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드론에 덜 눈에 띄기 위해 방어선을 더 단축하고 방어 진지를 낮게 구축하는 쪽으로 전환했다. 약 500명의 대대에서 100명의 중대, 이제는 20∼50명 소대로 점점 더 작은 규모의 부대 중심으로 요새를 구축하고 있다고 한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이제 커봐야 1개 분대 정도를 가장 효율적인 배치로 본다"며 "요즘 광섬유 드론은 어느 구멍이든 뚫을 수 있기 때문에 참호에 이렇게 배치한다"고 설명했다.
방어거점도 이전에는 2~5㎞의 긴 참호로 구성됐다면, 이제는 60~70m의 더 짧은 참호망들이며 드론 방지용 덮개를 꼭 두도록 한다.
전선 뒤로는 이른바 '용의 이빨'이라고 불리는 콘크리트 사면체를 포함한 추가 방어선을 계속 구축하고 있다.
이전에는 장갑차를 동원한 공격을 막기 위한 개활지 요새화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위장이 더 쉽도록 삼림 지대를 둘러 구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각 전선에서 지휘관별로 상이한 방어 전략으로 혼선이 빚어지고 우크라이나군의 만성적인 병력 부족, 지휘부의 더딘 속도가 더해져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지적됐다.
루스템 우메로프 국방장관은 지난해에는 계획 대다수가 완료됐고 올해도 계획된 분량의 절반 넘게 완성됐다고 전했지만, 전선에서는 상황이 좀 더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부 도시 드니프로에서는 방어선이 견고한 반면 북동부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선을 추적하는 딥스테이트의 공동 설립자 로만 포호릴리는 "수미와 하르키우주의 상황은 엉망"이라며 "누가 무엇을 책임지고 이 과정을 누가 통제할지 아무도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익명을 요청한 전방의 군인 2명은 "모든 건 지휘관에 달렸다. 지휘관이 참호를 파라고 하면 그렇게 하는데, 러시아군은 그걸 보면 그 옆 부대를 공격한다"고 혼란상을 전했다.
병력 부족도 문제다. 우크라이나는 병력 동원에 총력을 기울이지만 1천200㎞ 전선에 투입할 병력은 늘 러시아보다 부족하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효과적인 방어는 결국 충분한 병력이 있어야 가능하다면서 "보통 크기의 방어 진지가 세워져도 병사 2~3명만 있다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군인은 우크라이나군이 앞서 러시아 쿠르스크주를 공격해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수미주 진격을 막아낸 것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시간을 벌어줬는데도 100% 효율을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보급로에 1인칭 시점(FPV) 드론 방어망 설치는 1월에나 시작됐는데 러시아 일반 드론 공격은 이미 벌어지고 있었다"며 "대부분 참호가 완성됐을 땐 이미 러시아군이 너무 가까워져 많은 진지가 의미를 잃은 후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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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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