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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미국 달러’ 공식 흔들린다, 올해 12% 가치 추락

중앙일보

2025.07.07 08:01 2025.07.0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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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가치가 연초 대비 약 12% 곤두박질쳤다. ‘안전자산 피난처=미국 달러’ 공식도 흔들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재정적자가 급증한 가운데 세금 인하에 나서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로·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6일(미국 동부시간) 장중 96.89를 기록했다. 지난 1월 13일(110.18)과 비교하면 12.06% 급락했다. 이달 2일엔 약 3년5개월 만에 최저치인 96.78선까지 미끄러졌다. 미국의 관세 시한 유예 종료를 앞두고도 원화 변동 폭이 크지 않은 이유다. 7일 미국 달러당 원화값은 주간 거래에서 전날보다 5.5원 하락한(환율은 상승) 1367.8원에 마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오락가락 정책’ 탓이다. 상호관세 부과와 유예를 번복하면서 5월 중순부터 달러인덱스 지지선인 100선이 깨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인 감세 법안도 달러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이 법안으로 향후 10년간 미국 재정적자가 3조4000억 달러(약 4654조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만 ‘큰손’인 보험업계가 미국 국채 매도에 나섰는데, 흔들리는 달러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미 국채로 바꿔 묻어뒀던 대만 보험사들은 달러가치가 급락하자 손실을 줄이기 위해 미 국채를 팔아 치우고 있다. 이 여파로 7일 대만 달러는 미국 1달러 대비 29.06달러로 5월 말(33.29 대만 달러)보다 12.7% 치솟았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책 온도 조절 실패로 하반기에 ‘셀 아메리카’가 촉발되면 달러인덱스 하단은 90 부근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염지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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