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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교통장관, 드론 위협 '항공대란' 직후 해임…숨진채 발견(종합)

연합뉴스

2025.07.0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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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스크 주지사 출신…러 수사당국 "자살 추정"
러 교통장관, 드론 위협 '항공대란' 직후 해임…숨진채 발견(종합)
쿠르스크 주지사 출신…러 수사당국 "자살 추정"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7일(현지시간) 갑작스럽게 해임된 러시아 교통장관이 숨진 채 발견됐다.
타스 통신 등 러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러시아연방수사위원회는 성명에서 "모스크바주 오딘초보에서 로만 스타로보이트 전 교통장관의 시신이 그의 개인 차량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수사위는 시신에서 총상 흔적이 발견됐다며 사인은 조사 중이지만 자살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매체들은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이 스스로 총을 쐈다고 보도했다.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의 사망 시기는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 소식은 그가 해임됐다는 발표 수 시간 후에 전해졌다.
이날 오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스타로보이트를 교통장관에서 해임한다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 명령은 서명 당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은 2018년 10월부터 약 6년간 접경지 쿠르스크 주지사를 지내다가 지난해 5월 교통장관으로 임명됐으나 1년여 만에 경질됐다.
푸틴 대통령은 안드레이 니키틴 교통차관을 교통장관 대행으로 임명했다. 니키틴 차관은 하원(국가두마) 승인을 받아야 정식으로 장관으로 임명될 수 있다.
지난주 푸틴 대통령이 주재한 정부 회의에도 참석했던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의 갑작스러운 교체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해임이 '신뢰 상실'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 위협으로 인해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진 '항공 대란'이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 해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항공 당국은 지난 5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외부 간섭'에 따른 제한 조치로 인해 러시아에서 485편의 항공편이 취소되고 1천900편이 지연됐으며 88편은 대체 공항으로 전환 조처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4만3천장의 티켓이 환불되고 9만4천명의 승객에게 숙소가 제공됐으며 음료 쿠폰 19만9천장, 식사 쿠폰 15만5천장이 지급됐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이날 모든 공항 업무가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강조했지만, 러시아에서 가장 붐비는 지역인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공항들이 휴가철을 맞아 큰 혼란을 겪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이번 항공 마비 사태로 항공사들이 약 200억루블(약 3천48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의 해임이 쿠르스크주 부패 사건과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추정도 일각에서 나온다.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의 뒤를 이어 쿠르스크 주지사로 임명된 알렉세이 스미르노프는 지난 4월 지역 방어시설 건설에 할당된 예산을 횡령한 혐의로 구금됐다. 쿠르스크는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이 주지사에서 물러난 이후인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군의 침공을 받은 지역이다.
이번 개편은 수개월간 준비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통장관 출신인 비탈리 사벨리예프 러시아 교통담당 부총리는 지난달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교통부가 인프라개발물류부로 전환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사벨리예프 부총리는 기술 발전과 디지털화로 10∼15년 내 이 분야 산업이 단순한 수송을 넘어 고부가 가치 상품의 운송과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물류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며 이같은 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니키틴 교통장관 대행은 2017년부터 노브고로드 주지사를 지내다가 지난 2월 교통차관으로 임명됐다. 그는 교통부에서 디지털 전환과 정보화, 자동화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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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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