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불복' 브라질 前대통령 편들기…룰라 "간섭 말라"(종합)
'쿠데타 모의 혐의' 보우소나루 지지 "마녀사냥 주시"…외국 사법 또 개입
(워싱턴·멕시코시티=연합뉴스) 조준형 이재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재판에 계류 중인 브라질 전 대통령을 옹호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브라질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처우에 대해 끔찍한 짓을 하고 있다"며 "그는 국민을 위해 싸운 것 외에는 아무 죄가 없다"고 썼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자신의 나라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강력한 지도자이자 무역에서 매우 강인한 협상가"라며 "그의 선거(보우소나루가 패배한 2022년 브라질 대선)는 매우 박빙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의 위대한 국민은 그들(현 룰라 행정부)이 전직 대통령에게 하는 일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와 그의 가족, 그리고 수많은 지지자에 대한 마녀사냥을 매우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일하게 이뤄져야 할 재판은 '선거'라고 불리는, 브라질 유권자들에 의한 재판"이라며 "보우소나루를 내버려 두라"라고 썼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강경 우파 성향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2019∼2022년 재임)은 2022년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에게 패한 이후 국방·법무부 장관 등과 함께 권력 유지를 목표로 한 각종 활동을 실행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특히 룰라 대통령 암살을 계획한 데 이어 군부 쿠데타를 일으켜 입법·행정·사법 3권 전권을 장악한 뒤 '신(新)질서'를 수립하기 위한 비상 기구 설치를 계획했다고 브라질 검찰은 공소장에서 적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출범 이후 자신이 선호하는 외국 정치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다른 나라의 사법 절차에 대해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개인 비리 혐의 관련 재판을 "마녀사냥"으로 규정하면서 "재판이 즉시 취소되거나, 자기 나라를 위해 많은 일을 한 '위대한 영웅'을 사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룰라 대통령은 대통령실 홈페이지를 통해 즉각 성명을 내고 "브라질 민주주의의 수호는 브라질 국민의 책임"이라며 "우리는 그 누구의 간섭이나 보호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브라질에는 견고하고 독립적인 기관이 있다"고 수사 기관과 사법부를 옹호한 뒤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없으며, 특히 자유와 법치에 도전하는 자들에겐 더 그렇다"고 부연했다.
이 사건은 '특별재판관할권'(Foro privilegiado)에 따라 대통령의 헌정질서 훼손 여부에 대한 재판권을 가진 브라질 대법원에서 직접 심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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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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