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디오구 조타의 갑작스러운 비보는 전 세계 축구계를 충격에 빠뜨렸지만, 그의 마지막 길에 함께하지 않은 이들도 있다. 콜롬비아 대표팀의 루이스 디아스(28, 리버풀), 그리고 포르투갈 대표팀 주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 알 나스르)다. 각기 다른 이유였지만, 상징적인 두 인물의 '부재'는 팬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논란을 낳고 있다.
조타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자모라 인근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결혼 후 세 자녀와 신혼을 보내던 중이었기에 더욱 비극적인 사고였다. 리버풀은 그의 등번호 '20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하며 예우를 다했고, 포르투갈 대표팀 동료들도 고향 곤도마르의 장례식장에 모여 운구를 맡으며 조타를 배웅했다.
리버풀의 동료 루이스 디아스는 장례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그는 같은 날 콜롬비아 바랑키야에서 열린 한 지역 유튜브 행사에 참석해 무대에 올라 춤을 추고 웃는 모습으로 소셜 미디어에 등장했다. 팬들은 "동료의 마지막 길보다 행사와 마케팅이 먼저였나", "의리 없는 선택"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더 큰 충격은 디아스와 조타의 과거 관계였다. 조타는 디아스가 포르투 입단 당시 자택을 내어주는 등 남다른 배려를 보였고, 디아스의 아버지가 납치됐을 땐 등번호 '7번'을 들어 올리며 그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기도 했다. 그런 조타의 장례식에 디아스가 불참한 것은 많은 이들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지점이었다.
대표팀 레벨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일었다. 포르투갈 대표팀의 주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역시 조타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 후벵 디아스와 베르나르두 실바를 포함한 다수의 대표팀 동료들이 자리를 지켰지만, 주장인 호날두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지 해설가 히베이루 크리스토방은 "조타는 대표팀 내에서도 존경받는 선수였다. 주장으로서 호날두가 그런 자리에 함께하지 않았다는 건 유감"이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호날두가 이번 일을 계기로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겼다"라고 평가했다.
논란이 커지자 호날두의 누나 카티아 아베이루는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그 자리에 없다고 해서 무례한 게 아니고, 있다고 해서 존중인 것도 아니다"라며 "호날두는 조용히, 그러나 진심으로 조타 가족을 돕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과거 자신들의 부친 장례식에서 벌어진 언론과 대중의 과도한 반응을 언급하며 "보이지 않는 애도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두 사람의 불참에는 각각 사정이 있었을 수 있다. 디아스 측은 '불참 시 위약금이 발생하는 행사 계약'을 이유로 들었고, 호날두 측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채 조용한 애도를 택했다. 그러나 팬들의 시선은 다르다. 리버풀,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함께한 조타와의 인연, 그리고 동료로서의 책임감에 대한 기대는 단지 '개인 사정'으로 가볍게 묻힐 수 없는 부분이다.
이적설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디아스는 조타 장례식 직후 바르셀로나 이적에 긍정적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왔고, 호날두 역시 장례식 불참 이후 공식 일정을 이어가며 여론의 반감을 사고 있다.
'모든 부재가 무례는 아니고, 모든 출석이 존중은 아니다.' 슬픔의 방식은 다양할 수 있지만, 조타라는 한 동료의 마지막 순간 앞에 남은 자들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는 쉽게 잊히지 않을 듯하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