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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美전문가 "트럼프 관세서한, 韓 압박하며 협상시간 벌자는 의도"(종합)

연합뉴스

2025.07.0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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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지 "통상본부장·안보실장 방미 중에 공개해 향후 협상 무대 마련" 스탠거론 "트럼프, 관세 사용 그만 두지 않아…한국, 계속 협상해야" 커틀러 "車 포함 품목별 관세는 완화 어렵지만 향후 돌파구 가능성도"
[진단] 美전문가 "트럼프 관세서한, 韓 압박하며 협상시간 벌자는 의도"(종합)
라마지 "통상본부장·안보실장 방미 중에 공개해 향후 협상 무대 마련"
스탠거론 "트럼프, 관세 사용 그만 두지 않아…한국, 계속 협상해야"
커틀러 "車 포함 품목별 관세는 완화 어렵지만 향후 돌파구 가능성도"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송상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한국에 서한을 보내 상호관세 부과를 8월 1일로 연기한 배경에는 한국과 무역 합의를 협상할 시간을 더 확보함과 동시에 한국에 양보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미국 전문가들이 평가했다.
한미경제연구소(KEI)의 경제정책 분석가인 톰 라마지는 연합뉴스에 "한국은 무역과 관련해 해법을 찾을 시간을 벌고, 미국은 한미 액화천연가스(LNG) 투자, 한국의 디지털 무역장벽 완화,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 등과 같은 여러 현안에서 합의를 추구할 시간을 벌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서한은 한국 통상교섭본부장과 국가안보실장이 워싱턴DC에 있는 동안,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간에 어떤 공식 대면 만남이 있기 전에 나왔다"면서 "이런 맥락을 고려하면 서한은 진행 중인 협상과 앞으로 진행될 협상을 더 강하게 압박해 한국 정부와 다음 협상 단계를 위한 무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서한에서 "관세 조정 가능성을 언급한 것 자체가 미국이 관세를 25%에 두기보다는 합의하는 데 관심이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한국 정부는 계속해서 트럼프 행정부와 대면 외교를 가치 있게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방위비 문제가 무역 협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만족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무역 협상에서 방위비 분담과 관련한 협상이 어느 정도로 비공식적인 고려 요인이 될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트로이 스탠거론 전 윌슨센터 한국 역사·공공정책 연구센터 국장은 연합뉴스에 "서한은 한국 협상가들이 합의에 도달하도록 압박을 키우기 위한 협상 전술이지만 사실관계가 잘못됐다. 미국이 한국과 교역에서 만성적인 적자를 보긴 했지만 대부분 관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하에서 철폐됐으며 사실 무역적자를 주도하는 원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에 목표로 한 90일 이내에 90개 무역 합의 타결은 그 가능성이 항상 낮았고, 특히 합의가 실질적인 내용을 갖추도록 하려면 더 낮았다"면서 "한국에서의 정치적 변화는 7월 8일까지 협상을 타결하는 것을 더 어렵게 했는데 이번 서한은 한국과 미국이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시간을 더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사용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한국은 미국과 계속 협상해 무역에서 새로운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면서 "한국은 조선과 방위산업같이 미국의 산업 역량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까지 발표한 합의 내용을 보면 미국은 관세를 많이 없애는 합의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한국은 영국이나 베트남보다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더 많지만, 다른 교역 파트너들의 미국과의 협상 경험은 큰 폭의 관세 완화를 달성하는 게 어려울 것임을 시사한다"고 전망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출신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이 발표는 다른 나라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메시지다. 이 발표는 미국이 한일 양국의 최우선순위인 자동차 관세를 포함한 '무역확장법 232조' 품목별 관세의 완화는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그간 한일 양국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에서 국가별 상호관세뿐만 아니라 대미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부과된 25% 관세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양국에 보낸 서한에서 당초 7월 9일부터 부과될 예정이었던 상호관세 부과 시점을 8월 1일로 연기하고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율을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상호관세는 품목별 관세와 '별도'라는 입장을 밝혔다.
커틀러 부회장은 "실망스러운 소식이지만 게임이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는 추가 관세 인상이 발효하는 8월 1일까지 진행될 협상에서 돌파구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커틀러 부회장은 한국과 일본이 미국에 중요한 경제협력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은 경제안보 현안에서 긴밀한 파트너였고 조선, 반도체, 핵심광물과 에너지 협력 등의 우선순위 사안에서 미국에 제공할 것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욱이 양국의 기업들은 최근 몇 년 미국에 상당한 제조업 투자를 해 미국 노동자에 고임금 일자리를 가져다주고 전국 지역사회에 혜택을 줬다. 그리고 양국은 소고기, 돼지고기, 의료기기와 항공기를 포함해 다양한 미국 상품과 서비스에 중요한 시장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자유무역협정(FTA) 파트너로서 미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들이 거의 모두 '0'이라서 고관세를 부과하는 인도나 베트남에 비해 미국에 제안할 게 적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은 새 정부가 막 들어섰기 때문에 대화를 준비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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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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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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