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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표 때문에 못살겠다"…울산 뒤집은 관리소 직원 전원 사표

중앙일보

2025.07.07 21:41 2025.07.0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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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과 관계 없는 이미지 사진 [연합뉴스tv제공=연합뉴스]
울산의 한 아파트에서 관리사무소 직원 전원이 일부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들의 '갑질'을 주장하며 일괄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8일 울산 북구청 등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소속 직원 9명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 사이 사직서를 잇달아 제출하고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전원 사직' 안내문을 게시했다.

직원들은 안내문에서 "일부 동대표들의 반복적인 부당 행위와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더는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부득이하게 전원 사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밝힌 사직 사유는 부당한 책임 전가, 언어폭력 및 모욕적 발언, 비상식적인 업무지시, 직원 채용에 대한 부당 간섭, 반복적인 보고 요구, 휴가 일정에 대한 자율성 침해 등이다.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영남지역의 한 공동주택 관리 외주업체 소속이며, 사직서는 해당 업체 측에 일괄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주업체 관계자는 "처음엔 몇 명이 사직 의사를 밝혔고 이후 전원이 동참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직원들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울산 북구청과 고용노동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북구청은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북구청 관계자는 "공동주택관리법에는 관리사무소장의 업무에 대해 부당하게 간섭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신고 내용이 방대해 조사 항목을 선별 중이며 위법 사실이 확인될 경우 수사기관에 고발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 측은 해당 민원이 근로기준법 등 고용부 조사 대상이 되는지를 확인 중이다.

이에 대해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구체적인 내용 없이 게시된 사직 사유로 입주민들의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이러한 입장을 담은 '관리실 직원 사직서 제출 경과' 안내문을 엘리베이터에 게시하기도 했다. 안내문에서 "관리실 직원들의 집단 사직에 대해 당혹스럽고 송구한 마음"이라며 "갑질도 을질도 해선 안된다. 추측성 판단으로 채팅방 등에 퍼뜨려 불미스러운 아파트를 만들지 않도록 조심해 달라"고 적었다.

사직서를 제출한 직원들은 이달 말까지 정상 근무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리사무소 한 직원은 "더는 언론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겠다"면서 "단지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행동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윤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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