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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발열 잡는 액체냉각 승부 건다…LG전자, HVAC 사업 확대 가속화

중앙일보

2025.07.08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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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8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ES사업본부의 사업 전략방향과 AI 데이터센터향 HVAC 설루션 등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메인 기계실에 설치된 터보 칠러의 모습. 사진 LG전자
LG전자가 인공지능(AI) 산업이 뿜어내는 ‘열’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그간 대형 건물 등 상업시설에 주력하던 냉난방공조(HVAC·에이치백) 사업을 AI 데이터센터로까지 확대하면서다. 차별화된 액체냉각 기술로 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를 공략해 시장보다 2배 빠른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8일 LG전자는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HVAC 사업을 맡은 ES사업본부의 사업 전략 방향과 AI 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을 소개했다. 이재성 ES사업본부장(부사장)은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기 위해 액체냉각 솔루션을 연내 상용화하고 내년부터 본격 공급하겠다”며 “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 수주를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늘려 시장보다 2배 빠른 압축성장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열을 식히는 냉각 솔루션은 크게 공랭식과 액체식으로 나뉘는데, 열 발생량이 높은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주로 냉각수를 이용하는 액체식이 적용된다. 90도가 넘는 AI 반도체 칩의 발열을 기존의 바람을 이용하는 공랭식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칩 위로 냉각수를 순환시키는 액체냉각 방식에서 주요 센서가 고장나더라도 냉각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코어테크’ 기술을 새로 선보였다. 이재성 부사장은 “현재 엔비디아의 서버 공급망 생태계에 들어가기 위한 인증 절차 등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초대형 냉방기 칠러의 사업 영역도 데이터센터로 더 확대할 예정이다. 칠러는 물을 차갑게 만드는 장치로, 냉각된 물이 건물 내부를 순환하며 열교환기를 통해 시원한 공기를 공급한다. LG전자는 2027년 글로벌 120억 달러 규모로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칠러 시장에서 2년 내 매출 1조원 달성 목표를 내세웠다.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 국내 창원에만 있던 HVAC 제품 개발 전담 조직을 올해 내 인도에 신설하는 등 글로벌 사우스 지역의 현지 맞춤형 전략과 밸류체인을 강화한다. 아울러 HVAC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위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접 분야에서 순차적 인수를 검토할 방침이다.

LG전자는 또 HVAC 등 B2B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할 방침이다. TV, 냉장고 등 기존 생활가전 분야에서 중국 기업과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하락하자, B2B 시장 공략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배정현 SAC 사업부장(전무)은 “냉난방공조 사업은 단순히 제품뿐만 아니라 설치, 유지 보수, 건물이 요구하는 냉난방을 설계하는 엔지니어링 역량이 더 중요하다”며 “이러한 역량을 중국 제조사들이 쫓아오기 전에 격차를 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가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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