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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교통장관 사망 추측 분분…주지사 시절 부패 의혹도

연합뉴스

2025.07.08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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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20년형 위기…항공대란은 도화선"
러 교통장관 사망 추측 분분…주지사 시절 부패 의혹도
"징역 20년형 위기…항공대란은 도화선"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해임 후 숨진 채 발견된 러시아 전 교통장관 로만 스타로보이트를 둘러싸고 추측이 분분하다.
8일(현지시간) 러시아 언론들은 사법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전날 모스크바주 오딘초보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그가 단순히 해임 탓이 아니라 부패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오르자 심적 압박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연방수사위원회는 전날 스타로보이트가 스스로 총을 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대 러시아 역대 최고위급 관료 자살 사례로 꼽힌다고 러시아 매체들은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오전 스타로보이트를 교통장관직에서 해임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그가 해임 공표 후 교통부를 방문해 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며 발표 전 이미 이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후 스타로보이트는 권총을 꺼내 차를 타고 자택 인근 공터로 향한 것으로 추정된다. 텔레그램 뉴스 채널 매시는 시신 근처에서 발견된 이 권총이 2023년 러시아 내무부가 업무 지원에 기여한 공로로 그에게 수여한 것이라고 전했다.
권총을 받았을 때 스타로보이트는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 주지사였다. 그는 2018년 10월부터 약 6년간 쿠르스크 주지사를 지내다가 지난해 5월 교통장관으로 임명됐다.
스타로보이트는 쿠르스크 주지사 시절 사기·횡령 혐의로 수사받을 위기에 놓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후임으로 임시 쿠르스크 주지사로 임명된 알렉세이 스미르노프가 지난 4월 지역 방어시설 건설에 할당된 예산을 횡령한 혐의로 구금됐는데, 스미르노프가 '스타로보이트가 범행을 지시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텔레그램 뉴스 채널샷 등은 스타로보이트가 구속 수감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었으며 유죄 판결시 최고 2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쿠르스크 방어시설 건설은 2022년 190억루블(약 3천300억원)의 연방 예산을 투입해 접경지 국경 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시행된 사업이다. 스타로보이트는 2022년 가을 2개의 방어선을 완공했다며 "어떤 침공에도 대비됐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군은 국경을 넘어 쿠르스크를 침공, 수자 등 핵심 지역 영토를 장악했다. 러시아는 지난 4월에야 쿠르스크 영토를 완전히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스타로보이트의 해임이 지난 주말 러시아 전역에서 발생한 '항공대란' 직후 발표된 점도 주목받았다. 지난 5일부터 7일 오전까지 우크라이나 드론 위협으로 러시아 공항이 마비, 485편의 항공편이 취소되고 1천900편이 지연되면서 대처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러시아 정치학자 콘스탄틴 칼라체프는 뉴스.루에 "항공 문제로 그가 해임됐을 가능성은 작다며 "공항 방어는 그의 권한 밖의 문제"라고 말했다.
정치학자 알렉세이 마카르킨은 쿠르스크 문제에서 해임 사유를 찾는 것이 더 타당하지만, 항공대란이 스타로보이트의 해임을 촉발한 도화선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설했다.
크렘린궁은 그의 해임 사유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의 부고에 충격을 받았고 대통령도 이 사실을 보고 받았다며 "이 주제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 이런 정보는 언제나 비극적"이라고만 말했다.
러시아에서는 그의 시신이 발견된 2018년식 테슬라X 차량을 위해 쿠르스크 붉은광장에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됐다거나 이혼한 스타로보이트의 시신을 그의 '비서' 또는 '쿠르스크 퍼스트레이디'로 알려진 연인이 확인했다는 기사도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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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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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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