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전반기 1위를 확정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33년 만에 시즌 50승 고지에 선착했다.
한화는 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서 14-8로 이겼다. 선발 타자 전원 안타와 득점을 동시 달성(시즌 3호, 팀 1호)하면서 KIA 마운드를 초토화했다.
4연승을 달린 한화는 올 시즌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50승(2무 33패)에 도달하면서 2위 LG 트윈스와의 격차를 3.5경기로 유지했다. 한화가 정규시즌 50승에 선착한 건 전신 빙그레 시절이던 1992년 이후 33년 만이다. 단일리그 기준 50승을 선점한 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71.4%(35시즌 중 25회),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60%(35시즌 중 21회)다.
선취점은 KIA가 뽑았다. 박찬호와 최형우의 안타로 만든 1회초 2사 1·2루에서 오선우가 중전 적시타를 쳤다. 한화는 바로 다음 공격에서 역전했다. 1회말 무사 1·2루에서 문현빈의 동점 적시 2루타와 노시환의 역전 좌전 적시타가 잇달아 터졌다. 계속된 무사 1·3루에선 채은성이 유격수 병살타를 쳤는데, 그 사이 3루 주자 문현빈이 홈을 밟아 3-1 리드를 잡았다.
KIA도 3회초 김호령의 2타점 적시타로 금세 3-3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팽팽한 균형은 오래 가지 않았다. 한화 타선이 3회말 폭발했다. 1사 1·2루에서 노시환이 볼넷을 골라 만루를 만들었고, 채은성이 우익선상 적시 2루타로 주자 세 명을 한꺼번에 홈으로 불러들여 6-3으로 재역전했다. 이어 김태연과 최재훈, 심우준이 적시타를 하나씩 보태면서 한꺼번에 6점을 뽑는 '빅 이닝'이 완성됐다.
한화는 5회말에도 심우준, 루이스 리베라토, 문현빈의 연속 적시타를 포함해 6안타로 4점을 뽑아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한화 선발 문동주는 든든한 득점 지원 속에 5이닝 8피안타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7승(3패)째를 품에 안았다.
KIA는 8회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이 개인 1호 만루홈런(시즌 19호)을 터트리면서 5점을 추격했지만, 이미 벌어진 점수 차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KIA 오선우는 데뷔 후 개인 한 경기 최다인 4안타 맹타를 휘둘렀지만, 역시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경기 후 "선발 문동주가 5이닝 동안 제 역할을 다했고, 타선이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줬다"며 "선취점을 빼앗긴 1회말 공격에서 3득점하며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고, 3회 동점을 내준 바로 다음 공격에서 6득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또 5회에도 4득점을 해내 결국 승기를 잡았다"고 선수들의 집중력을 칭찬했다.
사직에선 두산 베어스가 롯데 자이언츠를 8-5로 꺾었고, 인천에선 SSG 랜더스가 KT 위즈를 7-1로 눌렀다. 잠실에선 LG 트윈스가 키움 히어로즈를 4-3으로 제쳤고, 창원에선 NC 다이노스가 삼성 라이온즈를 10-9로 물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