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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계환 "부하들, VIP격노설 진술 거짓 아니다"…특검, 김태효 소환

중앙일보

2025.07.0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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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효 국가안보실 전 1차장은 오는 11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 조사를 받는다. 뉴스1
순직해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이 오는 11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 김 전 차장은 순직해병 수사방해 외압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8일 오전 브리핑에서 “VIP(대통령) 격노설과 관련해 2023년 7월 31일 회의 관련자를 수사할 예정”이라며 “김태효 당시 국가안보실 1차장을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 보고받거나 지시한 내용을 포함해 회의 이후 대통령실의 개입이 이뤄진 정황에 대해 전반적으로 조사하겠다”고 했다.

정민영 특검보가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팀 브리핑룸에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전 차장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 핵심 인사로 꼽힌다. 특검팀은 VIP 격노설의 발단이 된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외교안보 분야 수석보좌관 회의에 김 전 차장이 배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채 해병 사망 사건과 관련한 해병대수사단의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고 격노했단 의혹이다. 회의 이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당일 오후 예정된 언론 브리핑을 취소하고 사건의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 등은 2023년 10월 수사 외압 의혹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공수처는 지난달 10일엔 세종시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하는 등 해당 의혹에 대한 수사를 이어왔다. 특검팀은 최근 공수처로부터 넘겨받은 국가안보실 회의 참석자 명단 등 자료를 토대로 김 전 차장 등을 조사한 뒤 당시 안보실 회의 상황 등을 재구성할 계획이다.

김 전 차장은 VIP 격노설 관련 의혹을 줄곧 부인해 왔다. 지난해 7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운영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윤 대통령이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격노하셨는가”라고 묻자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국방부 장관에게 ‘02-800-7070’ 번호로 전화가 간 이후 이첩보류가 진행됐다”는 질문에도 “누가 어떻게 누구에게 전화했는지 모르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특검팀은 김 전 차장 외에도 당시 회의 내용을 알고 있을 관계자(보좌관급)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노모 전 경북경찰청 수사부장(경무관) 등 국방부 검찰단이 채 해병 사망 사건을 회수하는 과정에 연루된 경찰 관계자에 대한 조사도 이어가고 있다.

           그래픽=정근영 디자이너



김계환 “부하들 진술 거짓말 아니다”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위해 출석한 모습. 뉴스1
‘VIP 격노설’에 연루된 핵심 관계자의 진술도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7일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을 불러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실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물었다. 김 전 사령관은 2023년 7월 31일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대령)에게 “VIP가 격노했다”고 전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박 대령 측은 윤 전 대통령의 격노로 대통령실ㆍ국방부의 수사 외압이 시작됐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7월 31일 오후 5시쯤 김 사령관에게서 ‘VIP가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하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는 발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김 전 사령관은 특검 조사에서 “VIP 격노설 등에 대한 부하들의 진술이 거짓말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VIP 격노설을 박 대령에게 전달한) 그런 사실이 없다”(2023년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답변할 수 없다”(2024년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청문회) 등과는 다른 내용이다.

다만 김 전 사령관은 “박 대령이 VIP 격노에 대해 알고 있고 폭로 가능성이 있으니, 이를 막아야 한다”는 취지의 대화가 담긴 녹음 파일에 대해선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앞서 공수처가 김 전 사령관의 휴대전화에서 복원한 김 전 사령관과 문모 대령과 나눈 통화녹음이다. 국군방첩사령부 소속으로 당시 해병대 파견부대장이었던 문 대령은 VIP 격노설을 김 전 사령관에게 전해 들었다고 지목된 인물이다.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이 ‘VIP 격노설’을 포괄적으로 시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구체적 증거 파악과 주변 인물 보강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후 김 전 사령관을 추가로 소환해 진술을 검증할 예정이다.



이아미.심석용.이수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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