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지루한 흐름을 보인 끝에 보합권에서 혼조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부과 시점을 8월 1일 이후로는 연장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으나 그가 숱하게 말을 번복해왔던 만큼 시장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트럼프는 또 구리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나 이 또한 예상된 재료였던 만큼 투심을 흔들지는 못했다.
8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5.60포인트(0.37%) 내린 44,240.7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46포인트(0.07%) 떨어진 6,225.52, 나스닥종합지수는 5.95포인트(0.03%) 오른 20,418.46에 장을 마쳤다.
트럼프는 이날도 관세 관련 발언을 쏟아냈으나 증시도 내성이 생긴 듯 보합권에서 한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게시한 글에서 "관세는 2025년 8월 1일부터 부과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기한) 연장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트럼프가 내놓은 발언과 배치되는 것이다. 트럼프는 전날 한국과 일본 등 14개국에 관세 서한을 보내는 한편 관세 부과 시점을 8월 1일로 연기했으나 협상 상대방이 좋은 제안을 가져오면 관세 부과 시점이 더 미뤄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는 또 이르면 이달 말 반도체와 의약품 등 주요 품목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는 점을 알렸다. 반도체에 대해선 구체적인 관세율과 부과 시점 등이 발표되지 않았으나 의약품은 최대 200%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안토니오 가브리엘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발표된 관세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관세가 시행된다면 물가상승률은 약 0.1%포인트 상승하고 성장률은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5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점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구리는 제조업 전반에 소요되는 필수 요소인 만큼 관세발 인플레이션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의 발표 이후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구리선물 가격은 한때 17% 폭등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리베르타스웰스매니지먼트의 아담 쿠스 대표는 "우리는 미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정책을 무기화하는 움직임을 보고 있지만 이는 인플레이션 공포를 부채질할 것"이라며 "관세 위협이 공식 정책이 되면 힘을 발휘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정치 랠리가 그렇듯 짧은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2.72% 급등했고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는 1% 이상 하락했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 중에선 엔비디아와 테슬라가 1% 이상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강세로 시총이 3조9천억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초 4조달러를 눈앞에 두게 됐다.
엔비디아에 대한 기대감이 반도체 업계 전반으로 퍼지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80% 뛰었다. 해당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27개가 강세였다.
트럼프가 친환경 에너지 보조금 축소를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소식에 에너지 관련주가 급등했다.
셰브론은 3.96%, 엑손 모빌은 2.77% 상승했다.
반면 태양광 관련주들은 일제히 약세였다. 선런의 주가는 전일 대비 11%, 퍼스트 솔라는 6% 넘게 떨어졌다.
은행주들 역시 이날 약세였다. 은행권의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HSBC가 대형 은행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여파다.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주가는 3% 넘게 떨어졌고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도 2% 가까이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7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을 95.3%로 유지했다. 연말까지 2회 금리 인하될 확률은 43.7%로 반영되며 가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0.98포인트(5.51%) 떨어진 16.81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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