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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강 리버버스’ 7개 선착장 중 시내버스 운행은 4곳

중앙일보

2025.07.08 14:00 2025.07.0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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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에 설치된 한강버스 선착장. 5호선 여의나루역까지 걷거나 자전거로 오가야 한다. 뉴스1
오는 9월 정식 운항을 앞둔 ‘한강 리버버스(한강버스)’의 선착장 7곳 가운데 4곳만 시내·마을버스가 운행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선착장 3곳은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해서 오가야만 한다.

9일 서울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손명수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한강버스 선착장별 연계교통 계획’에 따르면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등 7개 선착장 중 버스가 연결될 지역은 마곡과 망원·압구정·잠실 등 4곳이다.

한강버스는 7개 선착장을 10척의 선박이 오가며 승객을 수송하는 체계로 출퇴근 때는 15분 간격으로 운항하며, 요금은 편도 3000원이다. 당초 지난해 9월 개통하려다 선박 건조 지연 탓에 미뤄지는 등 논란을 겪다가 오는 9월 운항 개시가 결정됐다.

세부적으로 마곡에는 개화역 광역환승센터에서 선착장을 잇는 시내버스 노선 1개가 신설되며, 배차 간격은 10~20분이다. 망원에도 출퇴근 시간에만 운행하는 시내버스 노선이 1개 만들어지며, 배차 간격은 15분이다.

김경진 기자
또 망원은 마을버스 2개 노선도 조정해서 선착장 부근까지 다니도록 할 예정이다. 압구정과 잠실도 각각 기존 시내버스 2개 노선씩을 조정해 선착장과 연결하게 된다. 이들 시내버스의 배차 간격은 최소 8분에서 최대 17분이다.

하지만 이들 버스가 모두 선착장 앞까지 운행하는 건 아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 고수부지로 접근하는 나들목의 높이 제한 때문에 압구정만 선착장까지 접근이 가능하다”며 “다른 3곳은 나들목 인근에 버스정류장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의도와 옥수, 뚝섬 등 선착장 3곳은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이 비교적 가깝다는 이유로 별도의 연계대책을 만들지 않았다. 공유자전거인 따릉이를 타거나 걸어서 다녀야 한다. 해당 버스들은 8월부터 운행이 시작되며, 선착장 7곳 모두에 따릉이 대여소가 설치돼 운영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한강버스의 연계교통 계획이 부족하다고 우려한다. 김주영 한국교통대 교통정책학과 교수는 “한강버스가 출퇴근 용도로 쓰이려면 연계교통 체계가 매우 중요함에도 선착장과 버스 진입 등에 연결성이 별로 고려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강버스 노선도. 자료 서울시

정진혁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도 “한강은 넓은 고수 부지 때문에 기본적으로 접근성에 제약이 큰 상황”이라며 “현재의 연계교통 계획으로는 한강버스를 출퇴근용으로 활용하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적지 않은 환승 횟수가 걸림돌로 지적된다. 김용진 인하대 아태물류학과 교수는 “한강버스의 연계교통이 근처 지하철역까지라면 결국은 목적지까지 한 번 더 환승을 해야만 해 경쟁력에 악영항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승모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과 교수도 “지하철과 리버버스 등을 연이어 이용하는 경우 최대 네 번의 환승을 해야 할 수도 있다”며 “환승에 걸리는 시간 및 피로도, 정류장까지의 거리를 고려할 때 출퇴근 수요를 얼마나 끌어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영국 런던의 경우 중심업무지구가 선착장 가까이에 있지만 한강버스는 목적지까지 가려면 또다시 환승이 불가피하다”며 “한강수상택시 실패에서도 입증됐듯 환승이 늘면 승객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3년 9월 한강 리버버스 사업추진 공동협력 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버스가 다니지 않는 여의도와 옥수, 뚝섬도 경우에 따라 300~400m 거리의 고수부지를 도보 또는 자전거로 이동해야 하는데 비나 눈이 오거나 강추위와 무더위 때에는 상당한 불편이 생길 거란 우려도 나온다.

손명수 의원은 "한강버스의 수요가 갈수록 감소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연계교통 대책마저 부실하다면 무리한 사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식 개통 전에 연계교통 등에 대한 세밀한 검토와 보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자영 서울시 버스정책과장은 “추후 한강버스의 이용수요 등을 모니터링해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연계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갑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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